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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봉개발 구와주민의지에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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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봉개발 구와주민의지에 달려
  • 정경미
  • 승인 2002.03.2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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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80년대 한국경제의 메카로 일컬어지던 구로공단이 번성하면서 함께 전성기를 누리던 가리봉동. 90년대 들어 공장과 함께 근로자들도 떠나면서 구로공단의 한켠에서 새로운 환경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가운데, 이제는 대외적으로 저소득층이 집결된 곳, 치안이 불안한 곳, 조선족들만의 타운정도로만 인식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가리봉에 살고 있는 지역주민들의 가장 큰 바람은 바로 가리봉개발로 집결된다. 가리봉개발이 갖고 있는 한계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에 대해 현장의 목소리들을 모아봤다.
70, 80년대 공단 오거리를 중심으로 굴뚝산업이 호황을 누리면서 한국경제에 횃불 역할을 해오던 가리봉동이 지금은 변화의 바람 없이 잠잠하기만 하다. 구로의 경제에 불을 뿜어줄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곳에 정부나 구청모두 무관심하고 있다.

더욱이 공장근로자의 노동력 요구가 높고 상대적으로 구로구의 다른 지역보다 집세 등이 저렴한 이점으로 중국교포나, 외국인노동자들이 몰려들면서 다음 발전단계를 못 밟은 채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구로구가 서울시에 상정한 가리봉동 132 일대 1만7581㎡에 대한 주택재개발이 서울시로부터 거부당하면서 주민들의 실망도 적지않다.
그런 와중에 요즘 가리봉동에 조금씩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유흥가만 즐비하던 구로시장 주변에 중국어 학원 등 교육시설이 들어서고 있으며, 중고의류가 많았던 가리봉 시장 주변에 깔끔한 패션 의류점포들이 하나 둘씩 생겨난다.

하지만 그 이상의 발전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가리봉동 상공은 소위 '비행기길' 이라하여 15층이상의 고층 건물이 들어서지 못하게 돼 있을 뿐아니라 가리봉시장으로 통하는 모든 진입로가 도로 구실을 제대로 못하고 있으며, 가리봉시장 주변이 모두 사유지로 둘러쌓여 있어 도로 정비와 함께 정책적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한 개발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기업 등 가리봉동 개발을 자청하는 투자자들을 끌어들일 만한 아무런 유인책이 없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가리봉동에 정부 투자 없이 투자자들의 눈을 돌리게 하려면 특별개발지구로 지구단위화해 특별 혜택을 주는 등의 정책적인 논의 없는 지금의 가리봉동은 아무런 손을 쓸 수가 없다는 것이 가리봉개발의 주 고민거리다.

가리봉1동에서 사업을 하는 이왕현(42)씨는 "안 그래도 가리봉동의 이미지도 그리 좋지 않은데 공단오거리를 중심으로 가리봉과 금천구가 너무나 확연한 개발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준상업단지라도 조성해 발전에 열을 올려야 주민이 산다"고 말했다.

가리봉 주민 김종복(49)씨도 비슷한 얘기를 하고 있다. 김 씨는 "가리봉동을 활성화시키는 방법은 목동의 로데오 거리같이 젊은이들의 발길을 끌 수 있는 개발상품을 만들어야 한다"며 "금천구 아울렛매장을 찾은 소비자들을 자연스럽게 이 곳 까지 오게 만든다면 가리봉도 지금과 같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환경을 우선적으로 개발하자는 주장도 있다. 가리봉1동 윤조형 동장은 "주거환경만 개선된다면 인구 유입은 말한 것도 없는 얘기"라며 "행정적·정책적으로 특별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얘기했다.

하지만 가리봉동에 대한 이 모든 제안책도 주민들의 확고한 의지가 없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구로구청 도시개발과 김재순 과장은 "가리봉동에 대한 '지명도'는 높은데 '인식'은 낮은 지역"이라고 설명, "가리봉 개발에 대한 결정사항은 구차원에서는 다소 제한돼 있어 주민들의 공통된 목소리를 실은 적극적 요구사항없이는 서울시에서도 마땅한 구심책없이 가리봉개발에 신경을 쓰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구로지역에서도 낙후된 가리봉동이 더 이상 중국인들이 사는 명소로만 남지 않도록 지역국회의원과, 구청, 주민이 하나가 되어 개발단계에 더욱 적극 참여 할 때 문제 해결책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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