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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이상한 정기주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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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이상한 정기주차 '
  • 송희정 기자
  • 승인 2010.11.08 1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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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주자우선주차를 위해 꼬박꼬박 전일제 요금을 내온 이가 어느 날 야간 주차증을 부착한 차량이 한낮에 버젓이 주차면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목격했을 때 받을 정신적 스트레스는 어느 정도일까. 특히나 그 차량이 하루 이틀도 아니고 무려 수개월 동안 그 상태로 방치돼 있었다면. 정말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일일 테다.


 "참으로 이상한 정기주차지요. 주차증만 보면 야간 차량인데 주차면을 전일제로 이용하고 있고, 사용기간도 6월 30일로 끝이 났어요. 가끔 오류시장을 이용하는 주차 차량들 때문에 제 차가 못 들어갈 때도 있는데 이런 차량까지 봐야하니 주민으로서 화가 안 나가겠습니까."


 지난 2일 제보를 받고 찾아간 오류1동 오류초등학교 앞 '17-01' 거주자우선주차제 시행구역. 이날 오후 2시에도 문제의 차량은 한 개의 주차면을 버젓이 차지하고 있었다.


 차량 주차를 막 끝낸 한 주민(40대)은 "몇 번이나 견인요청을 했지만 시설관리공단 직원들은 현장에 왔다가 그냥 가곤했다"며 "다른 위반 차량들은 잘도 견인조치하면서 이 차량은 왜 이토록 오랜 기간 배려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구로지역 거주자우선주차제 시행구역을 관리하고 있는 구로구시설관리공단에선 전일제(24시간) 이용차량에게는 월 4만원, 주간제(오전9시~오후7시) 3만원, 야간제(오후7시~오전9시) 2만원씩의 주차요금을 부과하고 있다.


 문제의 차량에 부착된 주차증에는 분명 지정구간이 '야간'으로 명시돼 있고, 사용기간은 2010년 4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로 적시돼 있다. 게다가 차량 앞쪽 번호판마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린 상황.


 현장에서 구시설관리공단에 전화를 해 "오류1동 17-01 구역에 주차를 하고 싶은데 혹시 주간이든 야간이든 남는 주차면이 있느냐"고 문의를 하니 "모든 주차면이 다 찼다"는 황당한 답변이 돌아왔다. 구로구의회 구정질문이나 행정사무감사 때마다 경영혁신의 필요성이 제기돼온 구시설관리공단이 월 3만~4만원씩 거둬들일 수 있는 세입창출의 기회를 스스로 차버린 셈이다.


 이에 대해 구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확인한 결과 야간 주차요금은 오는 12월 31일까지 납부돼 있고 번호판은 자동차세 체납으로 구청 세무과가 갖고 갔는데 최근 체납요금을 완납해 번호판을 찾아간 것으로 돼 있다"며 "차주와 통화를 했는데 그동안 차가 고장이 나서 고친 후에 뺄 생각이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고장 난 차량이라도 견인조치는 가능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야간 차량은 주간에 세워선 안 되지만 덮어놓고 견인조치하면 또 다른 민원이 생길 수 있다"며 "차주가 차량을 손 본 후에 빨리 빼겠다고 했다"고 재차 밝혔다.


 이 같은 해명을 접한 한 주민(여, 40대)은 "주차료가 저렴하고 안전하게 차량을 둘 수 있어 인근의 적잖은 주민들이 거주자우선주차면을 받으려 대기하고 있는데 부정주차 차량에 대해 며칠도 아니고 수개월 동안이나 수리할 때만 기다려왔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그때그때 다른 단속행정에 기관에 대한 신뢰성이 바닥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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