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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인넥타이마라톤대회 참가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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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인넥타이마라톤대회 참가해보니
  • 연승우
  • 승인 2010.10.19 19: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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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연승우 (오류1동)_ 넥타이 휘날리며

 한참 유행하는 TV 버라이어티쇼에서 마라톤을 하는 것을 보면서 저 힘든 걸 왜할까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어느덧 40줄에 들어서면서 운동의 필요성을 몸으로 체감하던 시기에 마라톤을 하자는 제의가 들어왔다.


 원래 운동을 하는 것보다는 눈으로 보는 것을 좋아하는 스타일이라 마라톤을 한다는 것 자체에 엄두를 내지 못했지만 아는 선배의 권유와 강요로 구로 벤처인넥타이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게 됐다.


 벤처인넥타이마라톤대회라는 명칭에서 정식 마라톤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이벤트라고 생각하고 참가했지만 나에게 참가를 권유한 선배가 속해 있는 고척근린마라톤팀 등을 비롯해 진지한 참가자들도 많았다. 물론 동단위로 동원된 사람들이 다수인 분위기이지만.


 마라톤 출발시간보다 1시간여를 일찍 도착해 같이 뛰기로 했던 고척근린마라톤팀과 고척근린공원 에어로빅팀분들을 만나 인사를 하고 대략 몸을 풀면서 기다렸다. 동 주민센터에서 나온 참가자들은 옷도 맞춰 입고, 다양한 차림새로 나와서 흥겨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여기저기서 보이는 직장인들의 모습과 제대로 마라톤 복장에 고글까지 쓰신 전문가 포스를 풍기는 분들까지 많은 사람들도 눈길을 끌었다. 언제나 그렇듯 3시에 열린 행사는 구로의 '높으신 분'들의 인사말을 듣다보니 3시40분이 돼서야 출발했다.


 참가자들이 출발선에 모이자, '높으신 분'들은 출발선 맨 앞에 모여 사진촬영에 여념이 없으시고, 출발신호를 알리는 딱총 쏘는 사람까지 '높으신 사람'들 차지가 되는 상황까지 연출됐다.


 처음 출발할 때 너무 빠른 페이스를 유지한 나머지 5분도 못가서 뒤쳐지기 시작했지만 그래도 이왕 시작한 것 포기할 수 없어 뛰다가 걷다가를 반복했다. 그러나 도로통제가 제대로 되지 않아 행단보도를 건너오는 사람들을 피해가며 뛰어야 했고, 갑자기 나타난 자전거, 바로 옆을 달리는 오토바이 등의 방해를 헤쳐 가며 완주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뛰다보니 어느덧 결승선. 20분여를 달려 결승선에 도착하니, 이성 구청장이 악수를 청한다. 가뜩이나 숨이 차 헐떡이는 판에 악수를 청하는 구청장을 외면하고 참가자 기념품을 받기 위해 한참을 줄을 서야 했고, 여러 기업에서 협찬해 준 막걸리와 떡, 머릿고기, 우유, 빵을 먹었다.


 마라톤 대회에 나와 얼굴을 알리고 싶어 하는 정치인들의 심정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30분이 넘는 인사말에 내빈 소개는 가급적 하지 않았으면 한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구청장은 마라톤 출발선 맨 앞만 있었다고 한다.


 사실 이벤트라고 생각하고 연습도 하지 않고 겁 없이 참가해 호되게 고생을 했다.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5km를 완주하고 나니 온몸 구석구석이 쑤시고 아팠다. 무엇인가를 해냈다는 것은 엄청난 성취감을 준다. 생애 처음으로 5Km라는 거리를 달려봤고, 그 만큼 자신감도 생기고, 또 운동을 꾸준히 해야겠다는 작심삼일성 결심도 든다.


 21km 하프마라톤을 하자고 또 선배가 권유를 한다. 이번에 연습을 해서 하프는 아니더라도 10km 완주에 도전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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