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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 51]아이들과 여행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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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 51]아이들과 여행하기
  • 강상구 시민기자
  • 승인 2010.09.08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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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하는 사무실에서 놀토에 같이 모여 놀러갔습니다. 어른들이 10명쯤 되고 아이들이 7~8명쯤 되는 규모입니다. 거기에 행사 스태프를 맡은 사람까지 포함해서 전체가 25명 조금 안 되는 사람들이 서울 교외의 농촌 마을로 체험 여행을 떠났습니다.


 아침 8시에 출발하는 버스 안은 출발 전부터 아이들 소리로 시끌벅적합니다. "아빠 이 아이스크림 먹어도 돼?" "싫어, 이거 내 꺼란 말이야!" "엄마, 똥 마려워요."

 차가 출발하고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도 아이들은 쉴 새 없이 재잘거립니다. 앞 뒤로 앉아서 의자를 사이에 두고 서로 장난을 하는 아이들도 있고 이 자리에서 저 자리로 뛰어 다니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엄마, 아빠들은 그걸 말리느라 때로는 짜증 섞인 목소리로 가끔은 엄한 목소리로 아이들을 타이릅니다.

 목적지 도착 후, 한 아이는 멀미가 났는지 바닥에 누워서 일어날 생각을 안 합니다. 그 아이의 아빠는 아이 배를 쓰다듬었다가, "괜찮아?"하고 물었다가, 안아줬다 업어줬다 영 힘든 얼굴입니다.

 또 한 아이는 혼자 뛰어다니다가 철퍽 넘어졌는데, 엄마가 어쩌다 그랬냐니까 "미루가 그랬어" 하면서 엉엉 웁니다. 다른 쪽에서 혼자 비옷을 입고 이리 저리 다니던 미루는 영문도 모른 체 "아빠 나 멋지지?" 합니다. 초등학생인 또 다른 아이는 혼자서 물가로 뛰어나갔다가 어른들이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서 되돌아 왔습니다.

 찐빵 만들기 체험을 하고 미꾸라지 체험을 하고 또 물놀이를 하는 동안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아이들과 그 아이들을 쫓아다니고, 아이들에게 소리 지르고, 아이들을 안고 업고…. 이렇게 힘들어 하면서도 행복해 하는 엄마와 아빠들이 신나게 어울렸습니다. 그 사이 두 사람만 단출하게 온 한 부부는 둘이서 좀 떨어진 곳에서 한 사람은 수영연습을 하고 또 한 사람은 그 사람의 손을 잡아 줍니다. 둘이서 같이 수영시합을 하기도 합니다. '아이가 없을 때는 나도 저렇게 놀았었는데…' 하는 생각을 하면서 저는 미끄럼틀을 타고 빠르게 내려오는 미루를 미끄럼틀 제일 밑에서 잡아주었습니다. 투망으로 물고기 잡는 게 훨씬 재밌지만 그보다는 아이가 안전하게 놀게 해주는 게 우선입니다.

 이렇게 하루가 갔습니다. 토요일 하루 신나게 놀았는데, 그 놀이의 대부분은 아이를 지켜보고, 아이에게 뭔가 말을 걸고, 아이의 손을 잡고, 아이를 돌봐주는 식이었습니다. 하루 내내 그 모습을 지켜본 이번 행사 스태프 가운데 한 사람이 이렇게 얘기합니다.

 "나중에 애는 안 낳을래요." 총각의 눈으로 보기에, 놀러와서 그러고 있는 엄마아빠들이 참 힘겨워보였을 법 합니다. 맞습니다. 참 힘듭니다. 근데, 이건 아이와 함께 즐기는 엄마아빠들만의 고유한 방식이기도 합니다. 오랜만에 즐거운 토요일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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