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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아동센터 운영비 아이들 목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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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아동센터 운영비 아이들 목숨"
  • 송지현 기자
  • 승인 2010.07.07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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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 지역아동센터 시설장
구로구지역아동센터공부방협의회 성태숙

 오는 9월 실시 예정인 지역아동센터 2010년 평가를 앞두고 전국 지역아동센터가 들끓고 있다.


 구로의 17개 지역아동센터도 예외는 아니다. 전국 3500여개의 지역아동센터 중 구로지역 16개 지역아동센터를 포함한 2000여개(6. 24 현재)가 보건복지부 평가를 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보건복지부는 평가를 거부할 경우 운영비 보조는 없다고 밝혔다.


 "아직 평가 지표도 확정이 안됐어요. 이러다 평가지표 나오면 한두 달 동안 평가서류 만드느라 정신이 없겠죠. 그 사이 아이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파랑새지역아동센터(구로3동 소재) 성태숙 교사는 답답하다는 듯 분통을 터트렸다.



 ■ "평가를 안 받겠다는 게 아닙니다. 당연히 사회복지시설이니 평가를 받아야죠. 저희는 제대로 된 평가를 받고 싶다는 겁니다."


 성 교사는 지난해 9월에 실시한 2009년 평가의 문제점은 전혀 개선되지 않고, 1년 만에 또 평가하겠다고 나서는 보건복지부를 이해할 수 없다고 가슴을 쳤다.


 지난해 평가는 상대평가를 실시해 하위 5%는 운영비 전액 삭감, 5~15%는 50% 삭감을 단행했다.


 "하위 5% 지역아동센터에도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이 있어요. 그런데 운영비를 끊어버리면 그 아이들은 어떻게 하란 말입니까? 이건 아동인권, 그것도 기본권 침해 수준이라고 볼 수밖에 없어요."


 
 운영비와 평가 직결 '목숨줄'


 ■ 전국의 지역아동센터 교사들이 문제를 삼고 있는 지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운영비와 평가를 직결시켜 최소한의 운영을 위한 '목숨'과도 같은 돈을 쥐고 아동복지 행정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2009년 평가 결과 전국 평균 81.5점의 높은 점수로 나타나, 국회가 평가실시의 조건으로 제시했던 월 465만원의 운영비 증액 기대는커녕, 오히려 하위 지역아동센터의 운영비 삭감만 이뤄졌다. 구로에서도 한 곳의 지역아동센터에서 50% 삭감이 됐다.


 보건복지부가 제시한 평가항목에는 상담일지, 관찰일지, 학습부진아학습계획서, 캠프계획서, 건강검진결과 등이 담겨 있다. 이를 두고 성태숙 교사를 비롯한 지역아동센터 교사들은 '서비스의 질은 서류 작성 능력'이라는 자조섞인 말을 할 정도다.

 


 상대평가로 협력 파열음 우려


 ■ 단순히 운영비를 주고 안주고의 문제만이 아니라는 게 성태숙 교사의 주장이다.


 "지역아동센터는 지역 내 네트워크와 협력이 매우 중요한 시설이에요. 그런데 서열화시키는 상대평가로 인해, 서로 돕는 분위기가 사라질까 걱정입니다. 우리 지역아동센터가 다른 곳보다 점수 잘 받아야 살아남는데, 다른 지역아동센터 도울 일이 있겠어요. 이건 서로 돕고 돌보자는 지역아동센터 설립 철학에도 어긋나는 심각한 일이에요."


 복지 서비스에서 하위 점수를 받은 지역아동센터들에게도 운영비 삭감이 아닌, 제대로 운영할 수 있도록 컨설팅 등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성태숙 교사는 목소리를 높였다.


 "평가목적이 서비스 질 향상이래요. 그런데 운영비 끊으면 '아. 잘해야겠구나' 하면서 서비스가 좋아질까요? 아이들이 제대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어느 지역아동센터를 지원해야 하는지를 찾는 것이 평가의 목적이잖아요."


 성태숙 교사는 지역아동센터 평가를 위한 민관TF팀 구성을 제안했다.


 "현장전문가, 관계공무원, 관련단체전문가, 학계 등 TF팀을 꾸려 아이들을 위한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 우리가 무엇을 평가하고 개선해야 하는지 지표를 마련해야죠. 도시와 농촌도 차이가 있고, 아동과 청소년 돌봄에도 차이가 있잖아요.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이번에 잘 만들어놓으면 앞으로 더 잘 할 수 있겠죠."

 

 

 

◈ 이 기사는 2010년 7월 5일자 구로타임즈 신문 357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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