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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같은 이웃 67] 화재 진압만큼, 나눔 봉사도 척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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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같은 이웃 67] 화재 진압만큼, 나눔 봉사도 척척
  • 공지애 기자
  • 승인 2010.03.22 13: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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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소방서 의용소방대 고일지대

 온가족이 모여 차례를 지내고, 세배를 하고,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웃음꽃을 피우는 명절. 휴일과 명절에 더욱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시민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소방대원들이 있어 든든하기 그지없다. 그리고 그들 뒤에서 늘 말없이 업무를 돕고, 나눔 실천에 앞장서는 의용소방대원들이 있다. 18년 역사를 자랑하는 구로소방서 의용소방대 고일지대(지대장 박정만, 이하 고일지대)는 소방서 직원들의 사기충천을 위해 뒷바라지를 한다는 자부심과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


 지난 설날 아침, 차례를 지낸 지대원들은 서둘러 구로소방서(고척1동, 서장 하석균)에 모였다. 구내식당도 운영하지 않는 명절에 소방서 직원들에게 따뜻한 식사를 준비해 주기 위해서다. 특별히 진한 소고기 육수를 우린 떡만두국에, 지단을 색색으로 부쳐 가지런히 얹는다. 조순례 반장의 코치에 따라 만든 매콤새콤달콤 북어포오이무침, 당도를 확인하고 고른 친환경 사과 등 후식까지 준비해 놓았다.


 

▲ 사진 왼쪽부터 양득순 권희순 최성자 조순례 박정만 김공임 김인숙

 

 

 91세 시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김공임 대원(59, 개봉2동)은 8남매의 맏며느리로 100여 명의 친지손님을 치르고 달려왔다. 김인숙 대원(49, 고척1동)은 봉사를 위해 부여에 사시는 시어머니에게 올라와 달라고 부탁드렸다. "좋은 일을 위해서라는 걸 아시고 흔쾌히 먼 길을 올라와 주신 시어머니 덕분에 이렇게 나올 수 있었어요."


 박정만 지대장(57, 개봉3동) 이하 지대원들은 굳이 나누지 않아도 자신의 몫을 척척 해낸다. 식사를 마친 직원들을 보내자마자 저녁 메뉴인 돼지고기 김치찌개 60인분을 준비해놓고서야 지대원들은 안심을 한다.


 "오늘은 수월한 편이에요. 여름 복날엔 120인분 되는 삼계탕을 끓이거든요. 닭에 일일이 인삼과 대추를 넣고 푹 끓이다보면 땀범벅이 되어요." 권희순 지대원(59, 고척1동)은 그래도 힘들게 일하는 소방대원들이 영양만점 삼계탕을 먹고 기운을 찾으면 덩달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구로소방서 고일119안전센터 위소량 센터장(52)은 "식사봉사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직원들 모두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 외에도 안전관련 훈련과 캠페인 등 봉사하는 모습도 아름답다"고 이야기했다.


 고일지대는 매년 두 차례씩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위한 도배봉사와 봄·가을 등산로에서 산불캠페인을 벌인다. 지역봉사 뿐 아니라 강릉 정선 등 수해지구와 기름유출사고가 있던 태안반도 등 지역을 불문하고 전국 재난 사고현장으로 달려간다. 수해로 농산물피해를 본 서산지역에 가서는 감자를 캐내주고, 직원과 지대원들이 구매하는 등 소비까지 책임지고 왔다.


 지대원들은 주기적으로 심폐소생술, 소화기 뿌리기, 화생방 훈련, 지진 대피요령 등 안전 및 소방교육을 철저히 하고 있다. 이런 교육 덕분에 갑자기 환자를 만나도 응급조치가 가능하다. "지진이 나면 모든 가스, 전기를 차단하고 문이나 책상 밑 등에 머리를 보호하고 몸을 최대한 낮추는 것이 좋아요."


 구로소방서 의용소방대 고일지대는 소외되고 고통 받는 이웃을 돕고 더불어 사는 따뜻한 사회, 지역봉사 공동체를 만들어 가고 있다.

 

 

 

◈ 이 기사는 2010년 3월 15일자 구로타임즈 신문 341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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