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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같은 이웃_60]사랑 나눔 ‘몰래 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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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같은 이웃_60]사랑 나눔 ‘몰래 산타’
  • 공지애 기자
  • 승인 2010.01.04 1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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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희 씨(구로5동)

 

지난 12월 24일, 구로구에 90여 명의 몰래 산타가 찾아왔다. 이들은 지역의 어려운 아이들을 찾아가 손수 만든 카드와 선물을 전달할 뿐 아니라, 크리스마스트리를 함께 장식해 즉석사진을 찍고, 케이크에 촛불을 밝히며, 깜짝 마술, 율동과 노래까지 곁들였다. 아이들은 선물보다 더 소중한 추억을 선물 받았다.

 


올해로 5년째를 맞은 사랑의 몰래 산타는 구로청년회(구로4동, 회장 최재희)가 자원봉사자를 모집하여 주관해왔다. 매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 저녁에 학생, 청년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산타복장을 하고 소외되기 쉬운 저소득 가정, 한부모 가정, 조부모 가정, 다문화 가정 등을 방문해 선물도 나누고 다양한 놀이를 함께하면서 사랑을 나눈다.


“서울자원봉사센터, 구로구자원봉사센터, 싸이월드 온라인클럽과 대학생봉사카페 등에 찾아가 홍보를 했어요. 신청한 봉사자는 사랑의 몰래 산타 학교에 참가해 시범교육을 받고 사회적 양극화 문제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갖습니다. 지역아동센터 교사로부터 구체적인 사례도 듣고요.”


최재희 회장(33, 구로5동)은 소외된 이웃을 방문해 마음을 담은 선물을 전달하는 수혜적 차원의 봉사가 아니라 차별이나 빈곤이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한 번 더 생각해보고 고민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그동안 구로고등학교 마술부 학생들이 매년 참여해 재미있는 마술을 선사해왔다. 영상미디어를 전공하는 최유진 씨는 매년 행사 사진과 영상을 모아 자료로 남길 수 있도록 편집해주고 있다. 그 외에도 남아공에서 온 이주여성, 연말연시가 괴로운 ‘술 못 마시는 사람들’ 모임에서 단체로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몰래 산타는 자원봉사자의 1만원 이상 후원금과 몰래산타 취지에 공감하는 지역주민의 후원으로 진행된다.


이들의 가장 큰 고민은 선물 고르기다. 대부분 아이들이 원하는 선물을 미리 알아내 그 물건을 준비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난감할 때가 있다. 한 아이 선물을 준비해 갔는데 형제자매가 2~3명씩 나올 때, 주소를 받아 방문을 했는데 갑작스레 이사를 가서 찾지 못할 때, 산타할아버지가 무섭다며 아이가 울 때는 비상사태가 발생한다.

 
올해 90여 명의 아이들에게 사랑을 전달했지만 더 많은 아이들을 찾아가지 못하는 것도 안타깝다. 몰래 산타는 일 년에 한 번 찾아가는 연중행사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웃을 돌보고 봉사할 예정이다. 올해 참여한 봉사자들도 꾸준히 봉사할 것을 약속했다.


“지역의 문화로 자리 잡은 사랑의 몰래 산타는 소외된 이웃들이 꿈을 잃지 않도록 하는 으미있는 시간이에요. 또 자원봉사 참가자들에게는 경제위기와 취업난 등으로 각박해져가는 사회에서 더불어 사는 삶을 느끼고 배우는 소중한 기회가 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 이 기사는 2010년 1월 4일자 구로타임즈 신문 332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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