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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고-말도 안되는 거대한 농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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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고-말도 안되는 거대한 농담
  • 구로타임즈
  • 승인 2001.12.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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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 되는 거대한 농담'. 를 만든 김태균 감독

은 자신의 작품을 이 한 마디로 일축한다. 그의 말처럼 는 '읽기' 보다는 '보기'와 '느낌'의 영화다.

분필이 총알처럼 허공을 가르고, 물기둥이 솟는가 하면 손가

락 하나 대지 않고 유리창을 박살낸다. 찻잎이 용의 형상을

그리며 움직이거나 학생과 교사들이 공중에 떠 무술을 겨룬

다. 이 황당한 만화적 상상력이 스크린에서 고스란히 재현된

다. 순제작비 48억원, 제작기간만 1년5개월이 걸렸다.



때는 화산 108년. 배경은 무공의 고수들만 다니는 '화산고

(高)'. 화산고의 세력판도에 변화가 생긴 것은 김경수(장혁)가

전학 오면서부터. 그는 '기물파손' '여교사 폭행죄' 등으로 8

번이나 퇴학당한 경력의 소유자. 이번엔 어떤 일이 있어도

졸업을 하겠다는 각오다. 하지만 타고난 공력을 지닌 그를

고수들이 몰라볼 리 없다. 럭비부, 검도부, 유도부에서 입단

제의가 잇따르지만 거절한다. 그러나 그는 곧 전설의 무림비

서인 '사비망록'을 둘러싼 혈투에 휘말리게 된다.



스토리부터 만화같은 인상을 주는 이 작품은 공들인 테크놀

로지에 힘입어 볼만한 만화가 됐다. 경수 역의 장혁은 이 작

품을 대표작으로 내세워도 좋은 만큼 자기만의 캐릭터를 살

린 연기를 펼쳤다. 시종일관 와이어에 매달리느라 고생했을

흔적이 여러곳에서 보인다. '주유소 습격사건' '달마야 놀자'

등을 통해 조연의 진수를 보여주는 김수로도 웃음 연기도 자

연스럽다.

하지만 이 작품이 흥행에 성공하느냐의 여부는 '학원 무협'이

라는 낯선 장르에 대한 관객의 거리감, 테크놀로지와 액션의

과잉이 초래하는 엉뚱한 지루함을 얼마나 극복할 수 있느냐

에 달려 있다. 너무나 잦은 와이어 액션은 중반 이후부터 재

미에 대한 감각을 무디게 만들고 일본 만화류의 색채도 신비

감을 반감시킨다.



어찌됐건 한국영화의 다양성 측면에서 는 또 다른

'괴물'로 등장했다. 난이도에서 실패한 수학능력 시험으로 온

나라가 시끄러운때에 현 교육 정책에 대한 풍자도 넌지시 내

비친다. 윤문식, 변희봉, 허준호 등 중견배우들의 안정된 연

기도 압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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