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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같은 이웃 50 ]청소년들의 '마을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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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같은 이웃 50 ]청소년들의 '마을 아버지'
  • 공지애
  • 승인 2009.10.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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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희 씨(신도림동)
 "충북 괴산 깡촌마을에서 자랐어요. 한참 클 때 끼니 거르는 건 다반사고, 한 달에 반은 농사일손을 돕느라 결석하고 다녔죠. 어렵게 공부해봐서인지 형편이 어려워 공부 못하는 학생들에게 마음이 가더라고요."

 박석희 씨는 지난 13년간 청소년지도육성회와 아동보호위원회로 활동하면서 청소년 선도와 장학금사업에 앞장 서왔다. 1978년에 서울에 올라와 80년에 결혼하고 81년부터 지금까지 신도림동에 살고 있는 박석희 씨의 구로 사랑은 남다르다.

 "95년도까지만 해도 신도림동은 아파트가 거의 없고 공장이 대부분이었죠. 공장 골목에서 본드를 흡입하거나 담배를 태우는 등 청소년 범죄가 많았어요. 덕분에 경찰서도 많이 다녔어요. 제가 책임지고 데리고 나온 학생도 꽤 됩니다."

 그런 청소년들이 이제는 성인이 되어 길에서 만나면 "그 때 감사했다"고 인사를 하기도 한다. 학교와 연계해 교사와 긴밀하게 비행청소년을 지도하고 상담했다.

 그동안의 봉사활동이 자녀를 키우는 데도 큰 밑받침이 되었다. 아이들의 생리를 알기 때문에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는 것.

 "저희는 지금도 1주일에 한 번, 가족회의를 꼭 합니다. 서로의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하죠. 아이들이 늦잠 자는 것이나 제가 술을 많이 먹는 것도 안건이 됩니다."

 이제는 장성해 직장인이 된 자녀를 가끔 출근시간에 바래다준다. 이동하는 짧은 시간이라도 자녀와 이야기하기 위해서다. 열심히 봉사하는 만큼 가정도 튼튼하게 잘 지키자는 생활철학을 실천하고 있다.

 박석희 씨는 올해 초 신도림동 자원봉사협력단이 발족되면서 단장을 맡았다. 지난 몇 년간 여러 가지 힘든 일로 봉사에 힘을 내지 못한 것을 만회라도 하듯 그는 청소년 봉사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협력단원들과 함께 문화의 사각지대에 놓인 저소득층 학생들과 영화나 공연 관람도 하고, 한 달에 한 번 종이접기나 점토 등 다양한 수업을 무료로 진행해왔다. 그리고 협력단 주최로 저소득층 자녀를 위한 희망샘터공부방도 열었다. "신도림동이 많이 변화했지만 아직 저소득, 조손가정 등 생활이 어려운 가정이 많아요. 그래서 공부방을 계획했어요."

 공부방을 통해 아이들의 꿈과 미래를 키워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박석희 씨는 늘 즐거운 마음으로 봉사하기 때문에 힘들거나 지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2009년 10월 26일자 구로타임즈 신문 322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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