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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같은 이웃 48]행복을 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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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같은 이웃 48]행복을 팝니다
  • 공지애
  • 승인 2009.10.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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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숙희 씨(구로4동 고향식품)
 구로시장에서 고향식품을 운영하는 임숙희 씨(44)는 1989년 결혼하던 해부터 구로시장에서 일하다 2000년 고향식품의 어엿한 사장님이 되었다.

 멸치 새우 밴댕이 갈치 등 젓갈류와 각종 김치, 게장, 식품류 등을 판매해 왔다.

 임숙희 씨의 김치솜씨는 오랜 단골이 증명하듯 구로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다. 때 마침 "김치가 너무 맛있어 안산에서부터 사러왔다"는 칠순 어르신이 찾아왔다.

 어르신은 구로에 살면서부터 임숙희 씨가 만든 김치를 사먹었는데 어디가도 이만한 맛이 없어 멀어도 이 집에 온다고 말했다.

 전라도식이나 경상도식 등 맵게, 짜게, 젓갈 듬뿍 넣어, 칼칼하게, 담백하게… 손님이 원하는 대로 맞춤김치를 해주기 때문에 그녀를 찾는 단골이 많다.

 국산 재료로 싱싱하게 만든 김치와 게장, 그리고 가을이면 멸치원액 그대로 내린 액젓이 인기다. 없어서 못 팔 만큼 믿고 사가는 손님이 많다.

 하지만 주변 마트와 인터넷 구매 등으로 차츰 손님이 줄어가지만 임숙희 씨는 신선한 재료와 정직한 손맛으로 꿋꿋이 구로시장을 지켜왔다.

 그러던 어느 해였다. 어려운 가정의 어린이들을 위해 운영되는 방과후교실 '푸른학교'에서 구로리공원에서 어르신을 위한 먹거리잔치를 하기 위해 김치를 사러 왔었다.

 좋은 일을 한다기에 듬뿍 주면서 싸게 된 것이 인연이 되어 꾸준히 노인정과 공부방 등 어려운 이웃에게 직접 담근 김치를 전달해 왔다.

 늘 좋은 일하고 싶다는 마음은 있었는데 제일 자신 있는 김치로 도울 수 있게 되어 고맙기도 하고, 더 도와드리지 못해 미안한 마음도 크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 혼자 3남매를 키웠어요. 어렵게 살아봐서 그런지 부모 없이 사는 아이들 보면 마음이 찡해요."

 임숙희 씨 남편도 "돈 많이 벌면 보육원 차리고 싶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니 이 부부의 봉사궁합도 척척 맞는다.

 "신문에 나갈 만큼 많이 한 것도, 대단한 일을 한 것도 아닌데…" 부담스럽다고 말하면서도 작은 일부터, 나부터 시작하되 주변에서부터 나눔을 실천하기 위한 취지에 기꺼이 인터뷰를 응해 주었다.

 임숙희 씨는 모든 손님을 어머니, 아버지, 언니, 동생처럼 맞으며 정감 넘치는 덤과 기분 좋은 덕담까지 얹어 주는 행복을 파는 사장님이다.





◈ 이 기사는 2009년 10월 5일자 구로타임즈 신문 320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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