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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같은 이웃_17] 아버지의 ‘위대한 유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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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같은 이웃_17] 아버지의 ‘위대한 유산’으로
  • 공지애
  • 승인 2008.1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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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침 봉사하는 허복은씨
수지침 민간자격증을 취득한 허복은(60, 개봉3동)씨는 어르신에게 무료로 수지침을 놓고 있다. 특히 박성수, 안순자, 김매란, 양덕순, 김용씨와 한 팀을 이루어 수궁분회 경로당에서 5년째 매주 수지침을 놓고 있다.

“처음엔 천식이 있어 목에서 쇠소리가 날 정도로 숨쉬기 힘든 어르신도 이제 고른 숨소리가 날 정도가 되었어요. 한 쪽 팔을 사용하지 못할 정도로 안 좋으셨던 분도 수지침을 통해 완쾌되기도 했습니다.”

허복은씨는 수궁분회경로당 외에도 에덴복지관, 오류1동 경로당, 고척동 경로당 등을 다니며 수지침 봉사를 해왔다. 지금은 화원복지관에서 봉사자 등록, 관리 등의 전산 업무를 하는 자원봉사상담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봉사하게 된 계기요? 어릴 적부터 아버지가 해 오신 모습을 보고 배운 것 같아요. 6·25전쟁 이후 못 먹던 시절 과자를 사오다가 길가에 아이들이 앉아있으면 나눠주고 오시는 것은 다반사였고, 학비가 없는 학생 2명을 대학에 보내주기도 하셨어요. 그러다보니 저도 그게 봉사인 줄 모르고 어려운 이웃을 도와왔던 거 같아요.”

학창시절부터 할아버지·할머니 모여 계신 곳에 바둑판 장기판도 가져다 드리고, 식사봉사 바자회 등 다양한 나눔을 실천해왔다.

“자원봉사센터에 등록해 정식으로 봉사활동을 해 온 것은 6년이 되었어요. 기능봉사를 하고 싶어 수지침을 선택했고, 2년 반 만에 민간자격증을 얻었죠. 수지침은 손에만 두는 침이라 부작용도 없어요.”

수많은 어르신들이 수지침을 통해 어르신들의 건강이 날로 좋아지고 있어 큰 보람을 느낀다. 오랫동안 허복은씨와 함께 수지침봉사를 해 온 김매란씨는 “동네 청소는 물론 옆집에 물난리가 나면 가서 퍼줘야 하고, 남 어려운 것을 못 참아 어느새 쫒아 가는 성격이에요. 남 돕는 일에 아주 민첩해요.”라고 귀띔을 해주었다.

아버지로부터 남을 돕고 나누는 귀한 삶의 방법을 배워 실천하는 허복은씨는 그야말로 위대한 유산을 물려받은 자랑스런 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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