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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민주화운동과정을 버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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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민주화운동과정을 버마로”
  • 이종복
  • 승인 2007.12.2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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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대 NGO대학원 시민사회 지도자과정연구원 내튠나잉씨
한국내 외국인 이주노동자는 이미 규모, 사회적 기능면에서 우리사회의 주요구성인자로 자리 잡고 있다. 그 뿐 아니라 국제결혼을 통한 다문화 가정도 눈에 띄게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한국은 단일 민족의 개념에서 점차 다문화 국가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 이에 지역 사회에서도 외국인들이 지역공동체의 한 일원으로 자리매김할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이라는 낯선 땅에 둥지를 틀고 지역사회와 함께 숨 쉬고 생활해 나가는 인도의 소날씨와 미얀마의 내튠나잉씨를 만나 그들이 느끼고 있는 한국과 지역에 대한 소감을 들어봤다. - 편집자 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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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의 민주화 운동과정을 모델 삼아 미얀마에 돌아가서 민주화 운동에 앞장 서겠습니다.”

지난 93년 한국에 둥지를 튼 내튠나잉(미얀마 · 38)씨는 대학시절 군부 독재에 맞서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중심에 있었던 청년 운동가였다. 88년 랭군 대학교 2학년 시절 전국 민주화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옥고를 치른 그는 동지들의 죽음과 군사정권 폭압 앞에 미얀마 사회에 대한 회의를 가지기 시작했다.

또한 국가 블랙리스트에 올라 비밀경찰들의 감시로 일거수 일투족 모든 생활에 제약을 받았다. “미얀마 사회에 대한 염증을 느꼈습니다. 민주화 동지들도 필리핀, 미국, 영국, 캐나다 등지로 뿔뿔히 흩어지고 나니 더 이상 운동을 지속할 수 없었습니다.”

부모님 또한 그런 아들의 안타까운 현실을 알고 “가고 싶은 나라로 가라”는 말 밖에 해주지 못했다고 한다.

결국 그는 조국에서의 활동을 접고 군사정부에 맞서 민주화를 이룬 한국 민주화 운동을 배우고자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막상 한국에 도착하니 어디서부터 공부를 시작해야 할 지 막막했습니다. 생활을 위해 취업전선에 뛰어 들어야 했고 미얀마 비밀경찰들이 한국에까지 와 저를 감시 하는 통에 더욱 좌절감을 맛보았습니다.”

그러던 중 98년 미얀마 내에 있는 민족민주동맹(자유지역)의 한국지부를 만들자는 동지들의 의지를 모아 99년 5월 정식 출범하게 된다.

하지만 지부 활동을 통해 미얀마의 민주화 운동을 어떻게 펼칠 것인지 더불어 미얀마의 민주화 운동에 세계 각국의 시민단체와 인권운동가들의 관심을 어떻게 집중시킬 것인지에 대한 문제가 불거졌다.

이에 내튠나잉씨는 국회의원을 찾아가 보기도 했고 각 시민단체들과 연계해 미얀마의 정치적 상황과 민주화 운동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이때 미얀마 민주화운동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던 성공회대 박은홍(정치학) 교수는 ‘미얀마 민주화에 대한 현실과 정치적 상황’이라는 학술 세미나를 개최하고 지부 활동가들과 함께 고민을 나누기 시작했다.

오랜 시간 한국사회 민주화 운동을 배우고자 했던 그의 열망이 밝은 빛을 보게 된 순간이었다. 드디어 그는 성공회대와 5.18재단 및 현대차 그룹 등의 후원으로 성공회대 NGO대학원 내 ‘아시아 시민사회 지도자과정’ 교육을 받게 됐다.

“이 과정을 열심히 배워 미얀마 민주화에 디딤돌의 역할을 수행할 것입니다. 한국 사회의 민주화 과정을 모델삼아 미얀마에 돌아가서도 각 부분에 적용시킬 계획입니다.”

한편 성공회대 아시아 시민사회 지도자 과정은 아시아 각국의 시민사회 지도자들을 초청해 1년 4학기제로 1년 동안 집중적으로 석사과정을 마치는 과정으로 아시아의 네트워크 조직인 아시아 시민사회 네트워크와 함께 2006년도에 개설됐다.

한국의 시민사회를 매개로 해 아시아 각국의 시민사회가 학문적, 운동적, 인적인 차원에서 활발하게 상호 교류를 하는 것을 목표로 국내의 기업과 시민사회단체가 적극 협력하고 있다. 또 전액 장학금, 학비 장학금, 생활비 장학금 등 아시아의 시민사회지도자가 최대한 이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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