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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 빠진 구정질문, 서면 단순사실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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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 빠진 구정질문, 서면 단순사실 확인...
  • 송희정
  • 승인 2006.12.0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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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회 구로구의회정례회 구정질문 현장
구로구의회가 구 집행부 국장급 간부들을 상대로 소관 부서별 지방자치사무에 대해 공식적으로 질문권을 행사하는 제164회 정례회 일반분야 구정질문이 지난 28일부터 30일까지 3일 동안 진행됐다.

이번 구정질문은 지난 5.31지방선거에서 선출된 제5대 구의원들이 구 집행기관의 행정전반에 대해 공개적으로 책임을 추궁하고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무대라는 점에서 지역사회의 지대한 관심이 모아졌다. 특히 구의원 총수(16명)의 80%(13명)를 차지하는 초선의원들이 구정 주요현안에 대해 질문의 방향을 어떻게 설정하고, 노련한 집행부 간부들을 상대로 논쟁을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가는 시작 전부터 초미의 관심사였다.

이러한 관심을 반영하듯 구의회 방청석에는 구로시민센터가 꾸린 의정참여단이 연일 참석, 꼼꼼하게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또한 셋째 날에는 변상금 문제 관련 구로4동 주민 10여명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황규복의원 ‘관록’ 홍춘표의원 ‘연륜’ 돋보여
김명조, 류정숙, 최미자 여성의원 3인방 파워

이번 구정질문에서는 사전에 치밀한 자료 검토와 정책 제시로 집행부 견제를 일궈낸 몇몇 구의원들의 활약이 단연 돋보였다. 선배의원의 관록을 보여준 황규복 의원(2선)을 비롯해 초선의원 답지 않은 치밀함을 보여준 홍춘표 의원과 김명조 의원 그리고 생활상의 문제를 정책의제로 발전시킨 류정숙 의원 등은 구정질문 취지에 부합한 방향설정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30일 현재까지 3일 동안 진행된 일반분야 구정질문에 대한 전반적인 평은 “기대 이하의 수준”이었다는 게 지배적이다.

민원이나 선거공약 질문 ‘눈총’

일반분야 구정질문 105건 가운데 서면답변을 요구한 건수가 44%(46건)에 달한데다, 당초 출석 답변을 요구했던 질문 가운데 9건이 중복질문과 시간상의 이유 등으로 질문 당일 서면답변으로 돌려졌다. 결국 현장에서 집행부 국장급 간부를 상대로 책임 있는 답변을 이끌어낸 질문은 50건에 불과했다.

또한 구정질문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보충질문에 나선 의원은 3일 통틀어 전체(29명)의 38%(11명)에 불과했으며, 이들 상당수도 보충질문에 대한 답변을 현장 답변이 아닌 서면으로 돌려버렸다. 결국 이번 구정질문에서 다뤄진 지역현안 관련 주요내용은 개별 의원들 수중에 서류형태로 넘겨지게 됐다.

의원 한 명당 질문과 답변에 걸린 시간도 3일(총 7시간) 평균 15분정도로, 질문 1건당 할당된 30분(본 질문 20분, 보충질문10분)을 생각하면 주어진 시간을 최대한으로 활용하지 못했다.

특히 매년 구정질문 때마다 각종 현안문제에 대한 뜨거운 설전으로 오후 늦은 시각에서야 회의를 마감했던 행정관리국 소관 부서에 대한 구정질문은 회의시작 1시간 30분 만에 종료돼 이날 출석한 공무원 다수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구 집행부의 한 공무원은

“구정질문 때 의원들의 진가는 보충질문에서 드러나기 마련”이라며 “깊이 있는 보충질문이 없어 논쟁이 안 붙다보니 회의가 술술 진행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질문 내용들도 구정질문 자리에는 어울리지 않는, 평소 의정활동을 통해서 충분히 파악할 수 있는 구정현안에 대해 단순 사실 확인을 바라거나 집행부의 입장표명을 듣기 위한 것들이 많았다.

여기에 집행부의 구정 전반에 대한 정책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질문보다는 지역구 민원이나 자신의 선거공약 등과 관련한 문제들을 추궁하는 질문이 적잖게 등장해 방청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구로시민센터 의정참여단 장인홍 단장은 “초선의원들이 많다보니 질의 수준이 예리하게 문제를 파헤치고 대안을 제시하기보다는 단순 확인이 많았다”며 “질문형식을 일괄질문에 일괄답변, 보충질문 1회 등으로 국한시키기보다는 청문회식의 새로운 변화를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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