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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식집 울고 생협 웃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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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식집 울고 생협 웃고
  • 구로타임즈
  • 승인 2004.07.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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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소파동 그후... 소비변화
불량 만두 파동 이후 시중에 유통되는 먹거리에 대한 불안심리가 높아지면서 일부 가공·조리 식품을 찾는 소비자의 발길이 뚝 끊겼다.

특히 여름 비수기를 힘겹게 나고 있는 구로지역내 소규모 분식집들은 만두 관련 메뉴 뿐 아니라 떡볶이, 오뎅 등 분식전반에 대한 소비자들의 외면이 이어져 이곳 업주들 속이 바짝바짝 타들어가고 있다.

◇ 속타는 분식집= 고척근린시장에서 10년째 손만두를 빚어 팔고 있는 G분식점. 이곳의 한 직원(여·52)은 “하루평균 3000개씩 팔리던 손만두가 요즘엔 절반도 채 나가지 않아 궁여지책으로 찐빵을 빚어 팔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날 만든 것은 그날 모두 팔아치울 만큼 이 일대에선 만두 맛 하나로 소문이 자자했지만 만두 파동이 보도된 후 보름이 지나도록 손님들의 발길은 쉽게 되돌려 지지 않고 있다.

구로3동에 두달전 문을 연 H분식집의 상황은 더 어렵다. 지역에서 오래된 분식집은 그나마 단골 수요라도 있지만 이제 막 문을 연 신생점포들은 만두 파동의 직격탄을 고스란히 얻어맞고 있다. H분식집의 장 모(34) 사장은 “만두국, 만두라면, 군만두 등 만두 관련 메뉴들 뿐 아니라 분식 전반에 대한 수요가 2주째 아예 없다”며 “서비스를 통한 가게 홍보에 열을 올려야 하는 시기지만 찾는 손님이 없다보니 홍보 전략이고 뭐고 써먹을 데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만두파동 이후 대형할인점에서 가장 인기 높은 시식코너였던 냉동만두코너들도 자취를 감췄다. 구로3동에 위치한 한 대형할인점 식품코너 점원은 “만두 파동 직후 문제가 됐던 냉동만두는 전량 납품업체에 반품처리하고 소비자들의 반품을 받는 등 후속조치를 발빠르게 취했다”며 “뉴스 보도직후 냉동식품 코너엔 대부분의 고객들이 눈길도 안줬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수요가 생기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 야채 청과류 수요 늘어= 이와 반대로 대형할인점과 재래시장에서 취급하고 있는 야채·청과류 등 원재료에 대한 수요는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구로시장에서 야채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한 업주는 “만두 파동 직후 감자와 옥수수 등 간식 대용품을 찾는 손님들이 이전 보다 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지역내 친환경 유기농산품을 취급하는 매장과 조합원 중심으로 운영되는 생협을 찾는 주부들도 부쩍 늘고 있다.

신도림동에 위치한 한겨레초록마을 정경애(36) 점장에 따르면 만두 파동 이후 전체 매출이 15% 가까이 늘었다. 지난 4월 문을 연 이래 주로 단골 위주였던 고객층이 최근엔 신규 고객들의 증가로, 전체 방문객의 20% 정도가 만두 파동 이후 처음 매장을 찾는 사람들 이라는 게 이곳 점장의 설명.

지역내 생협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만두소 파동 이후 자발적 생협 가입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 구로시민생협의 경우 만두파동 이후 10여명 정도가 자발적으로 생협에 가입했고, 구로생협은 평균 하루 1명 이상 꾸준히 가입 희망자가 생겨나고 있다.
이에 대해 구로시민생협 성경화 간사는 “주변 소개가 아닌 자발적으로 생협에 가입한 사람들 대부분이 안전한 먹거리를 먹기 위해 참여했다고 가입 이유를 밝히고 있다”며 “만두파동 이후 야채·청과류의 매출도 전에 비해 1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송희정 기자>misssong8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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