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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안사각지대" 주민 불안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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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안사각지대" 주민 불안 고조
  • 구로타임즈
  • 승인 2004.05.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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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덕마을, 대낮 세집에 한집꼴 도둑
고척2동의 한 마을에 절도 살인등 크고 작은 범죄들이 잇따라 발생,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있다. 관계당국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문제의 지역은 고척근린공원 서쪽 기슭과 맞닿은 일명 삼덕마을. 다세대·다가구 1500여세대가 빼곡히 밀집해있는 이곳은 최근 2~3년 사이 세집 건너 한집 꼴로 빈집이 털리고, 그것도 대부분 대낮에 이루어질 만큼 치안 무방비 상태에 놓여 있다.

최근엔 대학 2년생인 한 여대생이 새벽 귀가 길에 괴한의 흉기에 찔린 채 숨진 사건이 발생, 치안부재로 가뜩이나 불안해하고 있는 이곳 주민들의 심장을 더욱 꽁꽁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경찰은 사건발생 20일이 지나도록 범인의 윤곽은커녕 제보 전화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 실태=이곳 주민들이 제기하는 가장 큰 불안요소는 바로 고립 지형. 관할 치안민원센터(구파출소)와 순찰지구대가 모두 고척근린공원 너머에 위치해있는데다 마을 안쪽으로는 버스 한 대 지나지 않는 말 그대로 ‘외딴 섬’의 상태다.

이곳에서 비디오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한 주민(여·48)은 󰡒"밑도 끝도 없이 나도는 소문이 아니라 실제 우리 위층 집과 앞집, 그 위층 집이 대낮에 빈집털이범에게 당했다"며 "방범 창살도 소용없기에 아예 집 밖을 나갈 땐 통장과 지갑 등 귀중품을 갖고 다닌다"고 털어놓았다. 일 주일 간격으로 앞집과 뒷집이 연이어 털리는 경우도 발생, 주민들의 불안은 고조되고 있다.

지난 3월 대낮에 도둑을 맞았다는 한 주민은 󰡒"아내가 잠깐 볼일을 보러간 사이 도둑이 들어와 온 방을 다 헤집고 현금과 수표를 훔쳐 달아났다"며 󰡒"경찰에 신고했으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태도에 마음만 상했는데 일주일도 채 안 돼 앞집이 털렸다는 얘기를 듣고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 주민 요구=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곳 주민 대부분은 󰡒경찰관의 거점근무󰡓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절도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는 이 지역 특성을 고려해 절도범죄가 근절될 때까지 만이라도 상시적으로 치안을 담당할 수 있는 󰡐초소󰡑를 설치해 달라는 것.

지난달 15일 총선당일 집을 털렸다는 한 주민(60)은 󰡒"예전에도 도둑맞는 집은 종종 있었지만 지구대로의 개편 이후 부쩍 빈집털이범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며 󰡒"순찰은 소용도 없고 단 한명이라도 경찰관이 상주하고 있으면 주민들 불안도 덜하고 도둑들도 무서워 할 것󰡓이라고" 말했다.

● 경찰반응= 주민들의 치안수요는 이처럼 급증하고 있으나, 경찰당국과 관련 부서는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은커녕 현행체제로도 별 문제가 없다는 식의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다.

구로경찰서 한 관계자는 󰡒"지구대별로 시간대·요일·지역별 범죄발생 빈도를 분석해 심각한 지역에 경찰인력을 탄력적으로 집중 배치해온데다 삼덕마을 관할 지구대의 경우 절도범 검거 활약상을 인정받아 서울시 표창을 받았을 만큼 우수한 인재들"이라며 󰡒"경찰청 차원에서 절도 예방·검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일선 경찰관들의 노력도 병행되고 있어 안심해도 된다"고 말했다.

최근 지구대 개편 이후 급증하고 있는 절도범죄및 주민불안에 대해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곽대경 교수는 󰡒"국가경찰체제의 큰 틀 안에서는 지역특성 및 치안수요별로 차별화된 치안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면서 󰡒강남의 경우처럼 행정관청에서 예산을 투입해 CCTV와 민간자율방범대 초소 설치 등을 지원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한편 서울시경찰청은 총선이 끝난 뒤인 지난달 19일 ‘절도범예방· 검거 결의대회’를 갖고 절도와의 전쟁을 선포한 바 있다. 또 구로경찰서도 지난3월20일부터 올해말까지를 체감치안의 척도인 ‘절도 예방검거’기간으로 설정, 신고보상금 지급 입체적 방범활동 강화등 다각적인 종합대책을 밝힌 바 있다. <송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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