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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415] 묘연예술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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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415] 묘연예술단
  • 공지애 기자
  • 승인 2015.06.09 13: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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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원하시면 달려가겠습니다"

개봉1동자율방범대장 조금실 씨는 재무를 맡고 있는 김덕중 씨와 함께 부천의 한 국악원을 다니며 민요와 장구를 배웠다. 일 년 남짓 배우고 나니 '이 좋은 가락을 우리만 배우고 말게 아니라 좋은 일 해보자'는데 마음에 모아졌다.

두 사람은 국악원에서 만난 회원들 몇 명과 의기투합해 지난 2014년 5월, '묘연예술단'을 창단했다.

작년 5월 어버이날을 맞아 개봉1동 요양시설인 미소들병원에서 첫공연을 시작했다. 열정과 의욕으로 시작했지만 막상 공연리허설이 시작되자 식은땀이 났다. 조금실 단장은 청심환의 힘을 빌려 무대에 섰고, "어디서 왔는데 이렇게 노래를 잘 하냐?"는 어르신들 이야기에 용기가 났다.

그 뒤로 백곡노인정에서 떡, 불고기, 육개장, 전 10여 가지 등 1박2일로 음식을 만든 뒤 100여 분의 어르신을 모시고 식사와 공연을 펼쳤다. 그렇게 민요와 장구 등으로 공연을 하다보니, 단독 공연에 대한 욕심이 생겼고 가락북으로 하는 난타까지 배우기 시작했다.

"처음엔 그저 박수도 안 쳐주고 듣기만 하던 분들이 시간이 갈수록 흥이 나서 일어나 함께 어깨를 들썩이며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며 즐거워하시더라고요." 한 번 공연이 잡히면 안무를 짜고 매일 3시간씩 모여서 땀흘려 연습을 하지만 공연 당일 어르신들이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면 그동안 고생한 것은 다 잊어버린다고 조금실 단장은 말한다. 그리고 더 좋은 공연을 준비하겠다는 다짐까지 하게 된다고.

"가락장구로 난타를 하니 훨씬 낫더라고요. 그래서 배운 지 7개월 만에 공연을 했던 거 같아요." 조금실 단장의 권유로 국악원에 발을 디딘 김덕중 총무는 처음엔 그저 구경삼아 방문했었다. "노래와도 담을 쌓고 살았고, 자신도 없었어요. 그런데 제가 한 번 시작하면 끝까지 하는 성격이거든요. 이왕 시작한 거니 꾸준히 배워보자 했죠. 아직도 부족하지만 좋은 공연을 어르신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어서 노력하고 있어요."

직장을 다니느라 오래 쉬었던 장구를 다시 든 지 2년 만에 봉사의 기회가 찾아와 즐겁게 참여하고 있다는 노영옥 씨는 "찾아가면 어르신들이 좋아하고, 잘 할 수 있을까 걱정하던 무대에서 실수 없이 잘 마치고 나올 때 보람을 느낀다"고 이야기했다. 옛가락이 구슬지고 그 안에 삶이 있어 매력적이라고 덧붙였다.
송도에 사는 김민주 씨도 좋은 취지에 동참하느라 연일 계속되는 연습에 빠지지 않고 참여한다. "처음엔 입이 뻣뻣해서 다 틀렸어요. 음치에다 경상도 사투리까지 있어서 고치기 힘들었는데 연습을 하고 또 하니까 많이 고쳐지더라고요."

20대에도 친구들 결혼식 사회를 전담할 정도로 달변가인 장인연 씨는 늘 공연 사회를 맡아 신명을 돋우고, 분위기를 좌지우지한다. 올해도 잣절마을 어울림마당 행사는 물론 영등포아트홀에서 열린 어르신 사랑의 큰잔치에서도 메인 사회 못지않게 관객을 사로잡았다.

현재 구로구자원봉사협력단 내 재능기부단에 등록되어 있고, 언제든 공연을 원하면 달려갈 준비가 되어 있다. 연습할 공간이 없어서 개봉1동자율방범초소인 컨테이너에서 연습을 하느라 협소하고, 냉난방도 쉽지 않고, 화장실 이용도 불편하지만 어려워도 좋은 일을 위해서 잠시 참는다고 단원들은 입을 모은다. 후원 공연 문의 010-9104-5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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