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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388]80세 임양월 씨의 '즐거운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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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388]80세 임양월 씨의 '즐거운 목요일'
  • 공지애 기자
  • 승인 2014.11.08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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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류2동 서양화반

"작은 평면의 캔버스 안에 뭐든지 표현할 수 있어요. 십리 밖을 그릴 수 있고, 크고 먼 하늘도 얼마든지 다 들어와요. 인물화는 표정을 담는 것도 재미있고요." 한 때 데생을 배우던 박옥희(68) 씨는 자녀들 뒤치다꺼리를 하다보니 취미를 잊고 살았었다. 그러다 붓을 다시 든 것은 6년 전이었다. 수업을 오는 시간은 언제나 기대감이 크고, 또 그만큼 기억에 남는다.

수업 오는 시간이 기다려지는 건 회원들 모두 마찬가지다. 오류2동 서양화반 회원들은 김장건(56) 강사의 개개인 수준에 맞는 지도와 회원들 간의 넘치는 정이 있어 수업시간이 더욱 즐겁고 소중하다.

서양화반 최고령 임양월(80) 씨는 지난해, 전단지를 보고 서양화반에 입문했다.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지만 선생님이나 회원들이 칭찬해주니 그 힘으로 열심히 하게 된다고 말했다. 임양월 씨는 16세에 1·4후퇴 때 15일간 전차양륙함(LST)을 타고 함경남도 흥남에서 남하한 뼈아픈 역사의 산증인이다.

평상시 그림에 대한 로망이 있던 성광옥(60) 씨는 3년 전 일을 그만 두면서 '나 자신을 위한 투자를 하자'는 마음으로 서양화를 선택했고, 지금은 한 발 한 발을 내딛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처음엔 자신감 반, 잘 할 수 있을까 의심 반으로 시작했죠. 그리고 배우면서 뭐든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됐죠.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 흐르더라고요. 그리고 나만의 색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되고요."

조윤조(41) 총무는 중학교2학년까지 미술학원을 다니다 진로를 변경해 늘 아쉬움이 남았었다. 피아노선생님이 된 조윤조 총무는 7년 전 새로운 마음으로 서양화를 시작했다. "저에게 그림은 좋은 친구에요. 그림을 그리다보면 나쁜 생각은 사라지고 좋은 생각만 남아요. 마음도 편안해지고요." 완성된 그림을 보면 뿌듯함이 커서 그릴 때의 힘든 것은 모두 잊게 된다.

"서양화를 하고 싶은 마음은 늘 있었는데 막상 시작하게 되지 않더라고요. 그리고 동네에 이렇게 좋은 수업이 있는 줄 몰랐고요. 남편이 신문에서 보고 알려줘서 시작했어요." 그림은 자신의 황혼을 빛내주는 존재라고 말하는 김영자(69) 씨는 그림을 그릴 때 모든 것을 잊고 몰두할 수 있어서 좋다고 이야기했다.

매년 김장건 강사의 수학생들 전시회가 열리는데 올해는 11월 5~7일까지 구로아트밸리에서 열렸다. 오류2동 서양화반은 매주 목요일 오전 10~12시까지 2층에서 진행된다. 참가 희망자는 오류2동주민센터로 문의하면 된다. 2620-7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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