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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323] 가족봉사단 박대진씨 가족(구로3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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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323] 가족봉사단 박대진씨 가족(구로3동)
  • 공지애 기자
  • 승인 2013.06.03 12: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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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하니 나눔기쁨도 두배

"요즘 아이들이 자기 것만 알고 베푸는 것이 부족하잖아요. 그래서 다른 사람을 좀 돌아보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하는 마음에 가족이 함께 봉사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박대진(46), 이현자 씨(43)부부는 4년 전, 그렇게 한세(영서중3), 한이(영서초6) 두 아들과 함께 가족봉사를 시작했다. 마침 구로구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가족봉사단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신청해 지금까지 이어졌다.

처음 봉사를 쫓아갔을 때 힘들고 귀찮아하던 당시 3학년 둘째 한이는 활동한 지 2년이 지나고서야 조금씩 생각이 달라졌다. 큰아들 한세 역시 주어진 일만 겨우 하다가, 해를 거듭하면서 자신이 할 일을 스스로 찾아하는 등 자발적인 모습으로 바뀌었다.

이들 가족봉사단은 직접 시설이나 단체를 찾아가는 봉사보다 이들을 돕게 하기 위한 장터를 운영해 그 수익금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 30여 가구(총100여 명)가 함께 진행하는 '행복나눔장터'는 홀수달 마지막 주 토요일 정오부터 오후4시까지 구로아트밸리 앞 광장에서 열린다.

장터에는 아나바다 바자회, 먹거리, 전통놀이, 공예 등으로 나누어 각 부스별로 진행한다. 봉사도 놀이문화처럼 해보자는 취지였다. 장터 전용 화폐 '아리'는 구로구 취약가정이나 다문화가정, 지역아동센터 등에 보내 주어 장터에 나와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다양한 문화활동에 참여하고, 먹거리도 제공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공예부스에서 만든 소품은 모기퇴치제, 문패, 모자, 부채, 화분 등이었고, 음식부스는 떡볶이 순대 등 분식부터 중국 베트남 필리핀 등 다문화 음식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바자물품은 옷 도서 장난감 생필품 등을 기증받으며, 기증자에겐 장터화폐로 교환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가족봉사단이 4년차가 되다보니 이제 단원끼리 손발이 딱딱 맞아 진행에 차질없이 서로 역할에 최선을 다한다.

매년 말에는 일년간 모은 수익금을 기관에 기부하거나, 독거어르신에게 전달, 또 안면장애인 중학생의 수술비 지원에 앞장서왔다. 그 외에도 다문화가정체육대회 행사를 돕고, 구로구 축제 등에 참여하고, 어린이성폭행예방캠페인 등 다양한 활동을 지원했다.

"저희는 무엇을 하던 가족이 함께 하기로 약속을 했었거든요. 가족이 같이 있고, 함께 할 때 제일 즐겁더라고요. 네 가족 중 한 명만 빠져도 허전해요. 그래서 남편과 교회도 함께 다니고, 제가 봉사를 하자고 했을 때도 남편이 따라와 주었어요." 아내 이현자 씨의 권유로 남편 박대진 씨가 쫓아왔지만 막상 봉사활동을 하면서 박대진 씨가 책임감 있게 활동하다보니 가족봉사단 회장까지 맡게 되었다.

한 달에 한 두 번 열리는 회의는 평일 저녁에 이루어지다보니 회장 박대진 씨는 회의가 있는 날은 회사 일정을 시간에 늦지 않게 마무리하고, 친구들과의 약속도 미루고 달려온다. 또 장터가 열리는 주말엔 가족행사까지 후순위로 밀릴 정도로 가족봉사단 활동이 일 순위다. 이렇게 열심히 나눔활동에 솔선수범하고 지역사회 공동체 형성에 가족봉사단이 이바지하도록 리더십을 발휘해 지난 5월에 우수가족봉사단에 뽑혀 서울시장표창을 받았다.

아버지 박대진 씨에게 꾸준히 봉사활동해 온 비결을 물었다. "그냥 가족이 함께라서 좋은 거예요. 돈으로 기부하기 어려우니 시간과 몸으로 봉사하는 거죠. 저희 뿐 아니라 봉사단 회원분들도 참 열심히 참여하세요. 아마 가족이 함께다 보니 자녀에게 모범을 보이기 위해서라도 책임감 있게 하시는 것 같아요."

큰 아들 한세는 "여전히 봉사활동이 크게 기쁘거나 보람이 되거나 하진 않지만 늘 마시는 물처럼 꼭 해야 할 생활같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외롭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마음으로 인연을 맺고, '또 하나의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만들어가는 이들 가족봉사단은 나누는 기쁨, 행복한 세상을 조금씩 앞당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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