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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317]부모와 함께하는 천왕어린이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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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317]부모와 함께하는 천왕어린이모임
  • 공지애 기자
  • 승인 2013.04.22 1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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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왁자지껄, 즐거운 우리 마을

매주 토요일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부모와 함께하는 천왕어린이 모임'이 천왕동 천왕중학교 운동장에서 열린다. 우천시나 겨울철에는 인근 구치소 실내체육관을 이용한다.

엄연히 운영진이 있는 모임이긴 하지만 회원제가 아니고 어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 동호회다. 작년 5월에 시작된 이 모임에서는 축구, 줄다리기, 달리기, 줄넘기, 배드민턴 등 각종운동을 부모와 자녀가 함께 즐길 수 있다.

지난 주 토요일, 제법 바람이 부는 날씨에도 많은 회원들이 참여해 스트레칭을 하고 축구를 했다. 아직 어린 아이들은 누가 도와주지 않아도 흙놀이를 하거나, 싱싱카를 타고 운동장을 누빈다. 초등학생 이상은 두 팀으로 나뉘어 축구를 하는데 특정 포지션도 규칙도 따로 없다. 통제나 규제가 없는데도 아이들은 그들만의 규칙을 만들어 간다.

"그동안 네 자녀를 데리고 수자원생태공원, 체육관을 다니며 아이들과 뛰어놀았어요. 이렇게 아이들과 함께 할 공간을 찾아다니다보니 어차피 품은 똑같이 드는데 좀 더 많은 이웃과 아이들이 함께하면 좋겠다 싶어서 무작정 모임을 만들었어요. 작년에는 서울시 부모커뮤니티에서, 올해는 구로구 교육지원과 동아리 지원을 받아 운영하고 있어서 회비도 없어요. 마음껏 오셔서 신나게 놀기만 하면 됩니다."

장동호 코치(37)는 회원제는 매번 보던 회원만 보게 되는데 이 모임은 자유형 모임이다보니 더 많은 이웃을 만나고, 사귀게 된다고 말했다. "내년까지는 자유롭게 이 형태로 진행하고요. 3년이 지나면 본격적으로 홍보해 자리를 잡아가면 좋겠어요. 제 역할은 거기까지 충실히 하는 거예요. 더 많은 아이들과 부모님들이 와서 뛰어놀고 참여했으면 좋겠어요."

1년 전 아파트 분양을 받고 서울 이문동에서 이사 온 신용호 총무(36)는 "아는 사람이 없어 불편했는데 주민온라인카페에서 친해져 어울릴 수 있게 되었다. 알고보니 고향선배도 있고, 동갑 친구들도 사귀어 단지 내에서 여러 활동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아직 아이가 어려 공놀이보다 흙장난을 좋아하지만 그러다 자연스럽게 운동도 같이 하게 되겠죠. 집이 가까이에 있으니 운동 후에는 같이 식사도 하고, 아이들은 형들 집에 모여 영화를 보기도 하죠."

오류동 토박이였다는 한경남 씨(41)는 "겨울엔 밖에서 놀기도 어렵고, 집안에서는 더더군다나 뛰어다닐 수 없는데 모임에서 실내체육관을 빌려 실내놀이를 하니까 참 좋더라고요. 형제만 셋이다 보니 집에서는 티격태격해도 밖에 나가면 서로 잘 챙겨줍니다. 그리고 내 형제뿐 아니라 서로서로 챙겨주고 친해지는 것 같아요. 평소에도 동네 아이들이 전화해서 우리 아이가 어디서 혼자 놀고 있는지도 얘기해 줄 정도"라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학교엔 때리거나 욕하는 아이가 없어서 좋다고 덧붙였다.

체육관을 운영해 태권도와 축구를 지도하는 정변경 씨(37)는 아들이 세 살이라 함께 참여하긴 힘들지만 이웃들이 함께하는 모임인 만큼 도움을 주고 싶어 기꺼이 활동하고 있다.

"신체 발달은 물론 건강한 정신을 위해서도 운동은 필요합니다. 특히 6세부터 청소년기까지는 성장판 자극을 위해서라도 하루 30분에서 1시간까지는 땀을 내며 운동을 하는 것이 좋아요. 에너지를 발산하고 스트레스를 푸는 데도 운동만한 것은 없죠."

깔끄미 청소봉사, 도서관 봉사 등 지역 봉사에 앞장서는 오진희 씨(41)는 "토요일에도 신랑이 출근하기 때문에 자주 못 놀아주는데 이곳에 오면 동네 어른들과 친구들이 있으니 그 빈자리가 채워지는 거 같다. 나도 나가기 힘들 땐 가끔 아이들만 보내기도 하는데 그래도 잘 놀다온다"며 모임이 좀 더 활성화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정희 씨(40)도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하는 놀이문화가 점점 확장되어 가기를 바라는 마음을 이야기했다.

'부모와 함께하는 천왕어린이모임' 회원들은 몸을 부딪치며 운동을 하고, 그러면서 마음을 나누면서 내가 사는 동네가 더 이상 내가 사는 공간이 아닌 우리가 함께 사는 마을, 우리가 함께 누리고 행복한 마을이 된다는 것을 체득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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