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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306]신도림커뮤니티 소모임 '책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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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306]신도림커뮤니티 소모임 '책커'
  • 공지애 기자
  • 승인 2013.01.14 12: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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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과 나누는 책과의 '수다'

책을 읽으며 함께 커 가자는 뜻의 책모임 '책커'는 지난 12월 26일, 신도림 테크노마트 입구에 위치한 신도림예술공간 '고리'에서 제 19회차 모임을 가졌다. 이번에 토론한 도서는 이도우 소설 <사서함 11호의 우편물>이었다.

'사람은 말이디… 제 나이 서른을 넘으면, 고쳐서 쓸 수가 없는 거이다. 고쳐지디 않아요. 보태서 써야한다. 내래, 저 사람을 보태서 쓴다… 이렇게 생각하라우….'

읽은 책 가운데 기억에 남는 구절을 시작으로 공감되는 부분에 대해 나누었다. "책의 주요배경과 이야기들이 딱 맞아떨어진다. 책을 읽은 후에 그 곳에 가보면 느낌이 새로울 것 같다. 저자는 본명일까 필명일까? 기존 선정도서와 다른 점, 책 전체 소감, 느낌, 관련 도서나 비슷한 장르의 도서와 비교, 생활의 적용 등…." 다양한 이야기가 쏟아져 나온다.

제17회 문학동네 소설상을 수상한 "귀를 기울이면" 장편소설의 저자인 조남주 씨(35)는 결혼 후 주부로 육아에 전념하다가 책커모임에 함께 했다. "아무개 엄마가 아닌 나 개인으로서의 만남이라는 것, 그리고 사회전반에 관련된 도서를 접할 수 있다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자녀가 어린이집에 간 사이 짬을 내어 하루 한 권 이상 책을 읽는 그녀는 목적에 의한 독서가 아니라 읽고 싶은 책을 읽다보니 비교적 빨리 읽을 수 있었단다. "전엔 베스트셀러나 명서 위주로 읽었는데 오히려 진도가 안 나가더라고요. 그래서 한 장르만 읽다보니 오히려 비교해보고, 책 고르는 눈도 생겨요."

추리소설을 좋아해 편독을 하던 이혜정 씨(39)는 "책커"모임을 통해 다양한 책을 읽게 되고, 토론하면서 사고가 넓어진다"고 이야기했다. 책은 지식의 창고이자 세상을 들여다보는 또 다른 문이라고 말하는 이혜정 씨는 삶의 활력을 얻는 소중한 모임이라고 밝혔다.

김지현 씨(31)는 "평소에도 워낙에 책을 좋아해 매주 몇 편씩 도서관에서 빌려다 본다. 모임을 하면서 느낀 것은 똑 같은 작품을 읽으면서도 깨달음, 적용이 다 다르다는 거다. 그 다름 속에서 다양한 가치를 발견한다"고 강조했다.

김보미 씨(32)는 "그동안 에세이, 인문, 소설 등을 아울렀다. 올해는 미개척지인 만화에 도전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출산한 지 3개월 째부터 모임에 나온 박수란 씨(32)가 "그동안 접하지 못했던, 회원들이 추천한 양서를 읽으면서 육아스트레스를 날리고 있다"고 말하자, 회원들은 입을 모아 "눈이 와도 꽁꽁 싸매고 아이를 데리고 온다"며 칭찬을 했다.

지난 2012년, 책커가 추천하는 베스트3 도서는 조남주의 '귀를 기울이면', 김정운의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임경선의 '엄마와 연애할 때'로 선정되었다.

모임은 2주에 한 번씩 수요일 오전10~12시에 '고리'에서 열린다. 토론 후 서로 책 교환도 하고, 북카페 <고리>에 책 기증도 한다.

앞으로는 저자초청 토론을 했으면 좋겠다는 주순진 씨는 책커모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이지만 때로는 망원경이 되어 더 나은 미래를 내다보고, 때로는 현미경이 되어 눈앞의 문제를 깊이 들여다봅니다. 그래서 저는 책커 모임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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