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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봉산이야기3] 칼바람 속 봄나물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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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봉산이야기3] 칼바람 속 봄나물 향기
  • 성진아 시민기자
  • 승인 2012.04.09 1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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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는 4월의 기상이라고 믿기 어려운 눈이 내렸고, 칼바람이 불었다. 19년만의 기상이란다. 기상이변으로 꽃이 없는 꽃축제가 열리는 기이한 일도 생겨나고 있단다. 매봉산에도 봄은 오긴 오는 걸까?


 바람소리는 여전히 요란하지만 볕이 좋은 점심나절, 가까이 지내는 이웃을 꼬셔 산에 올랐다.
 "매봉산은 예전에 매가 많이 살아서 매봉산인가?"이웃의 질문에 "매는 모르겠고 겨울에 꿩을 본적이 있어"라고 답해 주었다. 우리나라는 지형적으로 크고 작은 산이 많다. 오래전부터 그 많은 산들을 끼고 동네가 만들어졌고, 그 산들을 넘어 길이 만들어져 왔다. 이 많은 동네 산들 중에 매봉산이라 불리우는 산이 260개가 넘는다.


 옛 사람들은 흔히 볼 수 있는 동네 산에 특별한 이름을 붙이지 않고 그저 '산'이라 불렀다. 어디를 다녀오냐 물으면 그저 '앞산'에 다녀오지라는 대답을 했다. 산의 한자음이 '뫼'이고 그 '뫼'는 시간이 흐르면서 '매'로 발음이 변해 지금의 '매봉산'으로 불리우게 된 곳이 많다. 오류동에 위치한 매봉산의 유래는 정확하게 알 수가 없으나 그저 오래전부터 사람들 곁을 지켜주던 평범한 산의 '매봉산'이 아니었을까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


 특별하지 않아 더 친근한 산 입구(동부골든아파트210동)에는 노란 개나리가 군데 군데 피어있었다. 아마 다음 주에 비가 내리지 않는다면 노란 꽃구경을 할 수 있을것 같다. 어제의 기상이변과도 같은 눈이 내렸다하여 봄이 오는 것을 막지는 못하나 보다. 이렇게 칼 바람속에서 햇빛만을 믿고서 개화하는 개나리를 보면.
 동부골든아파트에서 화물트럭터미널방향으로 걷다보면 볕이 잘 드는 길가 둑이나 작은 빈 터에는 돌나물<사진 오른쪽>이 무리지어 자라고 있었다. 시장에 가면 사 먹을 수 있는 것을 산길에서 쉽게 만나니 신기하기만하다.


 동부골든아파트 203동방향으로 내려오는 길에서 한 아주머니가 봄나물을 캐고 있었다<사진 왼쪽>. "쑥을 캐고 있어요. 된장찌개에 넣어 먹으려고요. 떡을 해 먹을 만큼은 없어. 그저 식구들 한 끼 밥상 차릴 정도 만 캐가야지요." 하신다. 쑥 이외에 또 어떤 것을 먹을 수 있냐는 질문에 "난 쑥만 먹어요. 잘 아는 것만 먹지, 봄에 나는 식물이라고 아무거나 먹으면 큰 일 날 수 있으니까요"라며 조심하기를 당부하였다.


 아주머니 옆으로 무리지어 피어난 제비꽃<사진 가운데>이 아주머니 말씀이 옳다며 바람에 고개를 까딱까딱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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