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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 총선 기획] 구로지역 유권자들은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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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 총선 기획] 구로지역 유권자들은 바란다
  • 총선기획팀
  • 승인 2012.03.27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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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마음 낮은 자세... 민의 대변자 가교역할

 국회의원은 무슨 일을 할까? 법률을 제정하고 나라살림을 결정하며 정부를 견제 감시하는 일이 국회의원의 기본책무라는 데는 다들 동의할 것이다.
 하지만 유권자들은 비례대표가 아닌 '지역구'라는 꼬리표를 달고 선출된 이상 하나의 역할을 더 주문한다.  바로 '지역발전'이다. 단체장도 있고, 시·구의원도 있는데 굳이 그것까지 챙겨야 하냐고 반문할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유권자들이 바라는 지역발전은 단순히 도로 놓고 건물 올리는 데 있지 않다. 유권자들은 TV와 행사장에 잠깐 얼굴을 비치는 국회의원 말고, 지역사회와 고락을 함께하며 지역의 비전을 함께 만들어가는 '구로의 국회의원'을 원한다.
 말로만 '민의의 대변자'가 아니라, 민의 생생한 목소리가 살아있는 지역에 뿌리내리고 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일하고 살아가길 바란다.


 19대 국회의원 선거가 보름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 각 정당들은 22일 후보자 등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총선 레이스에 돌입했다.
 구로타임즈는 대한민국 국회의원이면서 지역 민의의 대변인인 '구로의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총선기획의 일환으로 유권자들의 목소리를 싣는다.
 유권자들 목소리에 담긴 묵직한 뜻을 살피고 헤아려 구로에서 오래도록 사랑받는 진정한 '민의 대변자'가 선택되길 바란다.  [편집자 주]

 

 해묵은 현안 유권자들 '피로'
 시원한 해법?  생활 속으로 들어가라

 

■ 만능슈퍼맨 착각 말아야
 "한 마디로 가교 역할이죠."
 보육교사로 일하는 김민영(48, 구로2동) 씨가 바라는 구로의 국회의원 상이다. 국회의원이 구로에서 어떤 일을 해주기를 바라느냐는 질문에 김 씨는 "일단 자신이 만능슈퍼맨인 줄 착각하는 것부터 말아야 한다"며 일침을 놓는다. 김 씨는 "의정보고서에 담을 성과물들 챙기느라 정작 지역민심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지역사회가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지 잘 모르는 국회의원들이 많다"며 "구로의 국회의원은 도로 놓고 건물 짓는 일보다 지역과 현장의 목소리를 새겨들어 정부와 서울시, 구로구에 잘 전달해주고 방향과 해법을 일러주는 일종의 가교역할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복지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한 주민(50대, 구로5동)은 "정치인들이 말할 때 보면 다 자기가 한 일처럼 하던데 사업 하나가 성사되려면 구청, 시청, 다른 의원들 다 함께 노력한 것이지 그걸 왜 자기가 다 했다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겸손해하는 국회의원을 보고싶다"고 말했다.
 
 ■ 민의는 지역에 있다
 높은 자리, 폼 나는 자리에서 내려와 지역과 현장에 깃들길 바라는 목소리도 컸다.
 구로체육센터에서 만난 한 주부(50대, 고척2동)는 "지역구 국회의원이라면 중앙정치무대뿐 아니라 평소 마을에서도 얼굴 좀 내비치고 살았으면 한다"며 "늘 선거철처럼만 행동하면 사랑 받는 의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편과 맞벌이를 하는 백란(40대, 개봉동) 씨는 "국회의원이 예산을 따오는 것까진 좋은데 확보한 예산을 책상에 앉아서 상상만으로 분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해서 꼭 필요한 어려운 곳에 써 한 마을서 빈부격차 느끼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


 지역사회와 고락을 함께하는 국회의원에 대한 목마름은 어르신들도 마찬가지다.
 신광호(72, 구로4동) 어르신은 "행사장에서 뭔가 물어보려 하면 뭐가 바쁜지 휑하니 빠져나가버리곤 한다"며 "구로의 힘 있는 사람들 말고, 없는 사람들의 얘기에도 많이 귀기울여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가리봉동에서 만난 한 어르신(70대)은 "정치인들은 마이크만 잡으면 주민을 위해서 한 일이라고 말하는데 주민들 얘기는 한 귀로 흘려들으면서 무슨 민의, 민의 하는지 모르겠다"며 "정치적 계산만 하지 말고 내 부모님이, 내 자식이 이곳에 산다 생각하고 제발 일해 달라"고 말했다.
 
 ■ 구로를 위해 하나 되길
 공무원들은 정부의 예산 확보를 위한 가교역할에 대한 주문이 컸다.
 이름을 밝히길 꺼려한 구로구청의 한 공무원은 "중앙부처에는 지자체에 지원해줄 수 있는 프로젝트들이 많은데 구로에 꼭 필요한 사업의 경우 예산 확보에 힘써줬으면 한다"며 "연줄이 없어 꽉 막혀 있는 부분을 뚫어줘 지원받을 수 있는 길을 터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동순(55, 고척2동) 전국공무원노조 구로구지부장은 "현재 구청의 빠듯한 예산만으로는 구 살림살이나 지역주민 복지증진을 위한 사업을 해내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지역구 국회의원은 구청과의 협력을 통해 지역주민에게 꼭 필요한 예산을 중앙정부에서 따와야 한다"고 말했다.


 성과물 다툼에 대한 따가운 지적도 있었다.
 한 공무원은 "단체장과 국회의원의 당이 다를 경우 관련 예산을 따오면 누구 것이냐를 놓고 다툼을 벌이곤 하는데 담당공무원으로서는 피곤하다"며 "당을 떠나 지역과 지역주민의 이익을 위해 하나 되어 일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 문제는 지역경제!
 지역의 중소상공인들은 더 이상 내려갈 곳 없이 바닥을 치고 있는 지역경제 활성화에 힘써달라는 주문을 쏟아냈다.


 문갑수(51, 구로2동) 구로중소상공인협의회장은 "중소상공인들은 현재 한계상황(손익분기점 근처)에 놓였다"며 "카드가맹점 수수료와 불합리한 부가세법, 4대보험 의무가입 등으로 중소상공인들을 옥죄는 각종 법과 제도 개선에 나서달라"고 말했다.

 

  정동호(56, 구로2동) 씨는 "그동안 수출 중심의 기업 특히 재벌기업을 위한 경제정책을 펼쳐온 결과 우량기업과 영세기업, 기업 종사자와 일반서민 간의 양극화는 더 심화되고 있다"며 "부유층에만 쏠리는 경제정책 말고 서민들의 소득증대를 위한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현(51, 구로4동) 씨는 "지역경제가 살아야 나라경제가 산다"며 "소상공인에 대한 금융지원과 시설개선, 업종변경 등 다양한 정책개발과 정부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법안 제정의 요구도 있었다. 남구로시장에서 점포를 운영하는 박광요(48, 구로3동) 씨는 "대기업의 대형마트 및 유통업 진출로 자영업 특히 전통시장이 크게 위축되어 고사위기에 처해있다"며 "시장경제 흐름을 촉진하기 위해 공무원 및 국가 공공기관의 직원 연봉 중 1%정도라도 시장상품권으로 지급하는 법안을 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 지역현안, 꼬인 매듭 풀어야
 당체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지역현안들에 대한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유권자들은 해묵은 현안들에 대해 피로감을 호소하면서도 새롭게 뽑힐 주민대표가 그간 꼬인 매듭을 속 시원히 풀어주길 바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동분(75, 오류1동) 씨는 "뭐 얘기한다고 정말 그렇게 되겠나"라고 운을 뗀 뒤 "오류시장이 불나면 동네 전체가 불바다가 될 수 있다. 오류시장이 활성화 되어서 장사도 잘 되고 오류1동도 잘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정(54, 구로4동) 씨는 "여긴 가리봉 개발 외에 다른 바람이 없다"며 "누가 뽑히든 제발 올해를 넘기지 말고 뭔가 희망적인 얘기를 들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몇 년 사이 다문화사회로 변모한 구로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정책 주문도 있었다.
 우샤우댕(태국, 오류1동) 씨는 "다문화가정에 대해 자꾸 시혜적인 사업을 펼치려하는데 그런 것 말고 지역주민과 한데 어울려 살아갈 수 있는 사업과 정책을 모색해 달라"며 "구로에는 다문화가정이 많은데 그들의 생활 속에 들어가 살펴보면 국회의원이 해야할 일을 금방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로2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주민(40대)은 "이달 말부터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골목골목 누비고 다니면서 자기가 다 해결해준다고 말하고 다닐 것"이라며 "그간 너무 많이 속아서 이제는 안 되면 안 된다고, 못하면 못한다고 솔직하게 말해주는 후보들이 오히려 믿음이 갈 것 같다"고 말했다.
 
 ■ "지킬 수 있는 공약만"
 유권자들은 후보들에게 실현 가능한 공약만 꼭 짚어 제시해주기를 원했다. 그리고 해내겠다고 약속한 일만큼은 임기 내 반드시 해내는 신뢰와 믿음의 정치를 주문했다.


 온수동에서 점포를 운영하는 한 주민(50대, 궁동)은 "선거기간 중에는 상대 후보 헐뜯지 말고 자기 공약이나 잘 만들어서 내놓았으면 좋겠다"며 "표 때문에 믿지도 않는 종교 활동 같은 거 하지 말고 당당하게 정책 갖고 경쟁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는 오복선 수녀(40대, 오류2동)는 "하나의 공약을 내걸기 전에 충분한 검토를 거쳤으면 한다"며 "업적 쌓기 위한 정책은 이제 그만두고 자기 말과 행동에 책임지는 국회의원을 보고싶다"고 말했다.


 정효민(20대, 오류1동) 씨는 "혹시라도 공약을 지키지 못했거나 실수했을 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국회의원이면 좋겠다"며 "그렇게 해야 다시는 똑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고 신중하게 처신할 것 아니냐"고 말했다.


 폭넓은 안목과 식견을 바라는 목소리도 있었다.
 김흥수 구로문화재단 상근이사는 "지역민의의 대표라고 해서 지역현안을 너무 구로구(갑) 혹은 (을)에만 국한하지 말고 광역화되고 있는 생활권에 맞춰 영등포구와 금천구 등 인접지역을 포함한 광역적 관점에서 지역의 여러 현안을 풀어갔으면 한다"며 "공약 역시 사탕발림식 지역공약보다는 국가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것임을 알리고 설득하는 과정을 통해 소신 있게 펼쳐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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