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5-17 11:24 (금)
[포커스 267] 쉿 수상해요! 엄마들의 '야밤 외출'
상태바
[포커스 267] 쉿 수상해요! 엄마들의 '야밤 외출'
  • 공지애 기자
  • 승인 2012.03.06 11: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도림커뮤니티 야학당

 "작년 1004데이(10월 4일)에 개교했어요. 학생은 직장맘이나, 전업맘들이 대부분이에요. 선생님이요? 선생님은 따로 없어요. 자신이 잘하는 것, 좋아하는 것을 돌아가면서 서로 가르쳐주는 거예요."
 
 5개월전 '오프모임' 개설
 지역 온라인 동호회 신도림커뮤니티는 5개월 전, '야학당'이라는 오프라인 모임을 만들었다. 어린이영어학원을 운영하는 회원이 수업장소를 흔쾌히 제공해 주었다. "직장인주부들은 뭐 하나 배우고 싶어도 야간에 배울 수 있는 문화센터가 없어요. 아이가 어린 엄마들 역시 신랑이 퇴근하는 시간에야 짬이 나잖아요. 그래서 저희 야학당은 오후9시에 수업이 시작돼요." 야학당의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하는 김은경 씨(38)는 일찍 나온 학생 5명에게 커피메이커 컵, 라면, 패션와인마개 등 준비해 온 선물을 나누어준다.


 오늘은 엄마들의 로망인 '테디베어 만들기' 2번째 시간과 개교 때부터 이어온 일본어 수업이 이어진다. 엄마들을 위한 수업이 진행되자 5학년 된 이혜범 씨(43) 딸내미가 일일 보육교사가 되어 아이들을 데리고 작은 교실로 향한다.
 
 밤9시 서로 배우며 이야기꽃
 "뜨개질을 좋아하지 않았는데, 아들이 인형을 좋아해요. 종일 들고 다니고, 안고 자거든요." 이남주 씨(40)는 애교가 넘치는 막내아들에게 의미 있는 선물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본어 강사를 맡은 황의숙 씨(42)는 일본어 전공 후 무역회사에 다니고 있다. "작년에는 교재 없이 수업했는데, 모두 열심히 따라오더라고요. 그래서 올해는 교재를 가지고 본격적으로 단계를 밟고 있죠. 이제 자기소개는 할 정도가 됐어요. 일본드라마다 배우 얘기로 삼천포로 빠질 때도 있지만 요즘 유행하는 일본영화 등 오히려 제가 배우는 것도 많아요.


 황의숙 씨는 같은 또래로 부터 '샘'이라고 불리는 것도 기쁘고 또 책임감도 느낀다. "지난달엔 아이들을 데려와 스피치강의를 들었는데 교육에도 도움이 되고, 가족끼리 친해져 관계가 풍성해지는 느낌이 들어요. 이 동네에 20년 살았는데 요즘처럼 좋은 때가 없어요."


 엄마들의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빠 회원들도 함께 참여하는 경우가 많아 가족모임도 활성화되고 있다. 권양희 씨(43)는 퇴근해서 저녁하고, 부리나케 정리하고, 아이 재운 뒤 누리는 '공식 야밤외출'이라 피곤하기 보다는 한 주의 활력소가 된단다.


 학창시절 이후 뜨개질이 처음인 이혜범 씨는 얼마 전 배운 수세미뜨기에 꽂혀 파견근무 때문에 슬로바키아로 떠나는 시누이에게 아크릴수세미 20장을 보냈다.
 
 '친정처럼 푸근한 마을'
 결혼 4년차 김정민 씨(31)는 결혼과 동시에 부산을 떠나 직장생활하면서 시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다. 친구도 없고 사람이 그리웠는데 마침 야학당에서 이웃을 많이 만나 이제 골수팬이 되었다. 여러 가지 힘든 일도 주부선배님들의 적절한 위로와 격려에 큰 힘이 된다. "부산명절음식 중에 탕국이라고 있어요. 서울사람은 잘 몰라요. 그런데 친정에 내려가지 못한 지난 설에 회원언니가 챙겨줘서 서울에서 그 귀한 탕국을 먹었어요. 감동받아 울컥하며 먹었어요.사실 처음엔 구로가 좋지 않았는데 야학당 덕분에 지금은 친정처럼 푸근한 곳이 됐어요."


 김정민 씨의 솔직한 발언에 김은경 씨는 "처음 시작이 어렵지, 한 번 오고 나면 편안해지면서 동질감을 느낀다. 온라인에서는 못한 이야기가 봇물처럼 터져 나와요. 옛날 아낙들의 빨래터 같다"고 덧붙인다.
 
 시어머님의 말씀
 '구로타임즈는 꼭"
 구로에서 태어나 30년 넘게 살고 있는 양혜수 씨는 환갑이 넘으신 어머니께서 "구로구민이라면 구로타임즈는 꼭 봐야한다."는 말씀에 신문을 더욱 유심히 보게 된다고 말했다. "구로타임즈는 다른 지역소식지와 달리 색감이 좋고, 구로지역 소식을 자세히 알게 돼요. 바람이 있다면 어르신들이 배우는 교육이나 지원혜택을 좀 더 자세히 알려주셨으면 좋겠어요. 어르신들은 간략한 내용만으로는 이해가 잘 안 되시더라고요."


 중학생 자녀와 봉사할 곳을 찾기 위해 우연한 기회에 구로타임즈를 보게 되었다는 이혜범 씨는 "구로타임즈가 12주년이면 우리가 이사 온 햇수와 같아요. 이런 우연이... 그래서 더욱 의미가 깊네요. 늘 지역주민들이 즐겨볼 수 있는 건강한 신문으로 남아주세요."라며 축하인사를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