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림중학교(구로5동) 제1회 졸업생 모임인 '영림1회 좋은친구들'은 지난 1993년 결성되었다. 1982년에 졸업한 이들은 그동안 몇몇 친구들끼리 만나오다 정식 모임을 시작했다. 1800명 졸업생 중에 현재 인터넷카페에 가입된 회원은 156명. 1년에 두차례 열리는 정기 야유회에는 서울과 수도권 일대, 대구 창원은 물론 일본과 미국에서도 찾아오는 동창들이 있을 정도로 활성화 됐다. 매달 모은 회비로 영림중학교에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야유회를 다니다 보면 재미있는 일이 많아요. 가끔 족구나 게임을 하기도 하는데 배구나 핸드볼을 했던 여자동창들이 남자동창들을 주눅 들게 해요. 관광버스로 이동하는 중 화장실이 없어서 그만 실수를 하는 경우도 있었지요. 하하.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4년 전 한 친구가 교복을 빌려와 단체로 입고 사진을 찍었던 경험이에요."
고병수 회장은 재학 당시 축구부에 참여해 대회도 수차례 출전했다. 실력이 썩 좋지 않아 2학년 때 폐지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말한다.
"1반에서 9반은 여학생반, 10반에서 21반까지는 남학생반이었거든요. 그리고 복도 사이에는 철망으로 된 문을 만들어 서로 오갈 수 없게 만들어 놓았죠. 지금 생각하면 별거 아닌데 일부러 분필 지우개를 남학생 복도 쪽으로 던져놓고, 가져오기도 했지요."
이미숙 씨는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해보고 싶은 마음이 발동했나보다고 웃으며 이야기했다.
5년 전 우연히 인터넷 카페를 통해 가입한 이석도 씨는 오랜만에 만나서인지 처음엔 많이 낯설었단다. 하지만 중학교 시절 이야기 몇 마디에 금세 둘도 없는 친구들이 되었다.
"저희가 중학교 입학했을 때 학교건물이 완공되기 전이었어요. 그래서 그동안 구로중학교에서 1년간 세를 들어 살았거든요. 한 여름 미술시간이었나봐요. 하회탈을 만들고 있는데 갑자기 선생님이 이사 가자고 하셔서 책상을 들고 영림중학교로 걸어간 기억이 나네요. 그렇게 건물만 덩그러니 지어진 학교에 들어가 3년 내내 환경미화 하느라 고생했었죠. 그래도 재미있는 추억이었어요."
지난주 일요일, 회원 40여 명이 가평 연인산으로 야유회를 다녀왔다. 뭐니뭐니해도 야유회의 꽃은 식사시간. 저마다 준비해 온 각종 음식으로 작은 품평회가 이루어진다. 이날 인기 메뉴는 이상원 씨가 준비해 온 반찬들이었다.
"상원이는 남자동창인데 본인이 직접 감자를 채 썰어 볶아오고, 계란말이도 하나 흐트러짐 없이 해왔더라고요. 간도 적절해 인기 만점이었어요. 미숙이는 텃밭에서 상추며 부추 등을 따와 신선한 채소를 제공했고요. 항상 애쓰는 친구들이 있어 모임이 살아나요."
김경숙 씨는 동창친구들은 이성이라기보다 친형제 자매 같다고 말했다. 고병수 회장은 "비록 아직은 소규모의 모임이지만 영림중학교 졸업생 모임의 대표성을 띄고 있다고 봐주세요. 2회나 4회 등 각 기수 동창회가 잘 이루어지고 있으니 앞으로는 총동문회도 만들 수 있겠죠?"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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