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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248] 사랑은 씨실, 봉사는 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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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248] 사랑은 씨실, 봉사는 날실
  • 공지애 기자
  • 승인 2011.10.04 11: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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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2동 적십자봉사회

 개봉2동 적십자봉사회(이하 봉사회)는 지난 2007년 4월에 15명의 회원으로 결성되었다. 여느 동에 비해 출발은 늦었지만 그만큼 부지런히 뛰어 지역의 어두운 곳을 밝히는 등불이 되고 있다.


 교회에서 장애인 이동봉사를 3년간 했던 이태철 씨(49)는 봉사회 창단멤버다. 개봉2동의 맥가이버라 불리는 그는 손재주가 많아 독거어르신을 위한 도배와 전기, 수도 봉사가 있는 날 더욱 활약이 돋보인다.


 한현순 씨(51)는 평소에도 길거리에서 구걸하는 이들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목도리라도 둘러주고 오는 경우가 허다했다. 폐품을 줍는 분들을 보면 다만 천원이라도 쥐어드려야 직성이 풀리는 천상 봉사우먼이다. 한 달 전 지역 주민에게 간이식을 해 준 그녀는 건강한 모습으로 봉사회 모임에 참석했다. "사람 생명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그녀는 교도소에 악기봉사를 다닐 비전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지하방에 살고 있던 유춘자 씨(68)는 새내기 회원인데 가입 계기가 놀랍다. "올 여름 장마로 집에 물이 차 곰팡이가 슬었는데 봉사단에서 와서 깨끗하게 도배를 해주더라고요. 감사한 마음에 그 날로 봉사단에 가입했죠."


 김애자 씨(46)는 맷돌체조강사이자 웃음치료사이다. 그녀는 요양병원이나 노인정을 다니며 중풍, 치매, 뇌졸증 예방을 위한 체조와 레크레이션으로 지역 어르신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몸이 불편해도 음악에 맞춰 체조를 하다보면 즐거워하셔요. 통증을 못 느끼신다는 말씀을 들으면 뿌듯하죠." 요양보호사인 그녀는 어르신의 스트레칭을 위해 맷돌체조를 배웠다.


 신맹순 씨(50)와 김희득 씨(44)는 "봉사를 통해 생활의 활력소가 되었고, 아이들도 엄마에 대한 자부심을 갖는다"고 말했다. 문애순 씨(60) 역시 "받는 사람이 더 고마워해 내 마음이 부자가 되는 것 같다"며 "돌아가신 어머니도 봉사를 많이 하셨어요. 딸도 저보다 먼저 봉사를 시작했고, 헌혈상도 받더라고요."


 용석달 씨(48)는 그동안 개인적으로 장애인 외출 봉사와 목욕봉사를 십수년 해왔다. 얼마 전 목욕봉사를 같이 해 줄 봉사단체를 찾다가 봉사회와 연계가 되었다.


 "4~5년 목욕봉사를 해 드린 분이 계셔요. 그 분이 세상을 떠나셔서 조의금을 들고 장례식장에 갔었죠. 그랬더니 가족들이 오히려 고맙다고 후원금을 주시는 경우도 있어요."


 부회장 유희자 씨(40)는 "용석달 씨가 가입한 지 얼마 안 됐는데 이태철 씨와 호흡이 척척 맞아 봉사 속도가 빨라졌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덕순 회장은 평소 노인봉사를 위한 기도를 해왔다. 그러던 중 적십자사의 권유로 개봉2동봉사회를 결성하게 되었다. 이 회장은 가장 기억 남는 행사로 2009년 전국장애문화체험대회를 꼽았다. 장애인 네 분을 모시고 2박3일간 홈스테이를 했다. 그 때 집안에서 휠체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문턱을 없애고 화장실 수리를 하는 등 대공사를 마친 뒤 손님을 맞았다.


 "삼복더위 때였지만 가족의 도움으로 즐겁게 마칠 수 있었어요. 팔 다리가 없어 엉덩이로 밀고 다니면서도 혼자서 씻고 걷고 활동하더라고요. 우리보다 정신적으로는 더 건강한 거 있죠? 남이란 생각이 안 들었고, 가깝게 느껴지더라고요."


 늦둥이로 낳은 딸이 장애1급이었다. 이 회장은 딸이 가는 학교마다 장애인 학부모 모임을 만들 정도로 딸 덕분에 씩씩하고 밝은 성격으로 바뀌었다고 말한다.


 개봉2동 적십자봉사회는 지역의 독거어르신을 위해 반찬을 만들어 배달해 드리고 싶어 회원들과 십시일반으로 회비를 모으고 있다. "약한 자 편에서 내가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라며 회원 모두 부모와 자녀를 섬기는 마음으로 지역을 위해 봉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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