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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같은 이웃 38]사랑과 봉사도 뚝배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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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같은 이웃 38]사랑과 봉사도 뚝배기처럼
  • 공지애
  • 승인 2009.07.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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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오미봉사동호회
▲ 왼쪽부터 김하은 백규현 김영남 유양숙 김기범 정미자 정연희 강영진
 회사 동료, 교회 친구, 이웃 등 지인들이 모인 다오미는 1995년 12월에 결성된 봉사 동호회다. 다오미는 '영원한 만남'이라는 뜻의 순우리말로 한 번 끓어오르고 마는 냄비가 아닌 오랫동안 온기를 간직한 뚝배기 같은 사랑을 나누자는 마음을 담았다.

 처음 시작될 때만 해도 20대 미혼남녀가 주를 이뤘던 모임이 이제는 평균연령 30~40세가 되었고, 자녀들과 함께 봉사를 나온다. 이들은 한 달에 한 번, 식단을 짠 뒤 식재료를 직접 구입해 와 음식 준비, 배식, 설거지까지 한 끼 식사를 온전히 책임진다. 지난 2000년부터는 오류동에 위치한 오류애육원(보육시설, 원장 최성수)에서 꾸준히 봉사해왔다. 이제 매달 식단표에 셋째 주 토요일은 그날의 식단 대신 '다오미'라고 적혀있다. 다오미에 모든 메뉴를 일임할 만큼 깊은 신뢰가 쌓였단 증거다.

 발기인 중 한 명인 유양숙(40, 영종도) 씨는 한 교회에 다니며 함께 봉사하던 김기범(40) 씨와 결혼해 지금은 자녀들과 함께 봉사를 한다.

 "솔직히 그만 두고 싶을 때도 있지요. 하지만 함께 해 온 회원들과 애육원 아이들을 생각하면 그 마음이 쏙 들어가요."

 봉사 15년차 김기범 씨는 밥물 맞추기의 달인이다. 80인분 되는 밥의 물을 맞추기란 주부9단도 쉬운 일이 아니지만 김기범 씨는 이제 눈 감고도 밥물을 맞출 만큼 선수가 됐다. 그는 어떤 봉사든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이들도 셋째 주 토요일은 으레 봉사 가는 날로 알아요. 열 마디 백 마디 말보다 부모가 남을 섬기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좋은 교육이라고 생각해요."

 초등학교 4학년 하은이가 봉사하는 날과 친구 생일파티와 겹쳐 뾰로통해있는 날이면 김기범 씨는 "너희가 건강하기 때문에 남도 도와줄 수 있는 거다"라고 설득한다.

 이렇듯 손발이 척척 맞는 가족봉사단이 되었지만 이들이 처음 문을 두드렸을 때 '젊은 사람들이 끝까지 봉사할 수 있을까' 염려하는 눈빛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말하지 않아도 믿고 맡길 만큼 오랜 시간이 흘렀다. 이들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 것은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처음엔 경계하고 낯설어해 마음 열기 힘들었지만 매달 약속 어기지 않고 찾아오니 그제야 반겨주기 시작했다.

 한식조리사 자격증까지 소지한 일일 주방장 정미자(45, 광명시) 씨는 "아이들이 잘 먹는 모습이 바로 봉사의 힘이에요."라고 이야기하면서 "지금처럼 회원 모두 꾸준히 봉사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바람이라고 했다.


☞ 회원
정미자 유양숙 김기범 정연희 전미주 김영남 강영진 김정선 송하나 정윤화 이푸름 조두홍 백혜원 김하은 김지은





◈ 이 기사는 2009년 7월 13일자 309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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