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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유'가 될 수 밖에 없는 지방의원들의 해외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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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유'가 될 수 밖에 없는 지방의원들의 해외연수
  • 구로타임즈
  • 승인 2009.05.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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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_홍준호(본지 편집잠분위원)
 언론에서 지방의원의 해외 연수를 다룰 때면 어김없이 '외유'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사전적 의미의 '외유'는 부정적 의미가 아니지만 공직자가 공적인 경비로 외유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해마다 외유성 지방의원의 해외 연수에 대해 많은 논란이 거듭되었다. 해외 연수 자체에 대한 회의적인 입장도 적지 않다. 과연 해외 연수가 지방의원에게 필수 불가결하게 필요한 제도인가?

 필자는 의원 임기 중에 해외 연수를 한번도 나가지 않았다. 왜냐하면 주민들의 세금을 쓸만큼 실효성 있는 연수 프로그램이 없었기 때문이다. 외국의 지방자치제도에 대해서 공부하고 각 나라의 지방의원과 일상적으로 교류하는 의미에서 연수가 바람직할 것인데 그런 종류의 연수가 기획되지 않았다.

 사실 이는 한국에서 지방의원에게 적합한 연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단체나 기관이 전무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하다. 의회 사무국에서는 여행사를 끼고 해외연수를 준비할 수밖에 없고 여행사는 관광상품을 위주로 영업을 하기 때문에 지방의회의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기획할 능력이 안된다. 그렇다고 정부기관 등에서 지방의원 연수에 대해 어떤 지원이나 프로그램이 있는 것도 아니다. 결국 지방의원의 해외 연수는 프로그램의 부재로 외유가 되고 만다.

 이번 구로구의회 해외 연수에 대해 주민들의 비판 여론이 들려온다. 이미 주민들도 해외 연수의 실상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서민 경제가 어려워서 모두가 힘는 시점에 눈치도 없이 '외유'를 떠났으니 비판 여론은 더 따갑다.

 2009년 예산심의 때 경제위기와 불황을 이유로 공무원들의 해외 연수 비용을 전액 삭감 요구했다는데 그렇다면 의회도 해외연수를 가지 않는 것이 도덕적으로 올바른 행동이다. 예산을 잡았다고 해서 반드시 써야만 되는 것은 아니며 절감된 예산은 불용처리되어 구로구의 재정으로 남는다. 올해 해외연수 차례인 구로(을)지역 8명의 의원중에 4명과 구로(갑)의원 1명 등 5명만 떠난 것을 보니 올바른 판단을 한 의원도 많은 것 같다. 다녀온 의원 중에 그래도 다른 때보다 내실 있는 연수였다고 스스로 자위한다면 그는 주민들과 소통하지 못하는 의원으로 평가될 것이다.





◈ 이 기사는 2009년 5월 11일자 300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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