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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같은 이웃 28]“사는 날까지 이웃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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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같은 이웃 28]“사는 날까지 이웃 위해”
  • 공지애
  • 승인 2009.04.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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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윤희 씨
 신혼시절 떼강도가 집안에 들이닥친 뒤로 심장병이 생긴 곽윤희(52, 오류1동) 씨는 심장수술 등 18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무려 5번이나 했다. 목욕탕에 가면 사람들이 놀랄 정도로 온 몸이 수술자국 투성이인 그녀는 수술대에서 내려올 때마다 '다시 생명을 얻은 만큼 남을 위해 살자' 다짐했었다.

 그리고 25년간 그 약속을 철저히 지켜왔다. 남모르게 독거노인과 장애인을 도와왔고, 등록금이 없어 입학을 포기할 뻔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어차피 갈 때는 빈 몸인데 쌓아두면 뭐해요. 나누면서 살아야죠."

 1남1녀를 둔 곽윤희 씨는 미혼모 가정을 돌보다 자녀 둘을 더 입양하기도 했다. 부정맥과 심장 때문에 한 달에 3번은 병원을 다니고, 조금만 힘들어도 목소리가 잘 안 나와 쉬어줘야 하지만 어려운 이웃을 위해서만큼은 쉴 수가 없다.

 영등포교도소 교화위원으로 매달 수용자들에게 좋은 상담자이자 조언가가 되어주고, 구로경찰서에서 모니터경찰로 관내 불량업소 단속활동 등을 펼쳐왔다. 오류1동자율방범대장으로 14년간 지역의 청소년 선도에 앞장서왔고, 교통장애인협회에서도 부회장으로 10년 넘게 활동했다. 이런 그녀를 색안경을 끼고 보거나 "무슨 지원을 받아 하는 거 아니냐"는 이야기를 듣기도 하지만 그저 웃어넘기고 만다.

 물론 마음에 상처가 되지만 봉사의 즐거움에 비하면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

 장애인복지시설을 다니면 뇌성마비 아이들이 "엄마!"라고 부르며 달려와 안길 때의 기쁨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장애인요양원을 세우고 싶어 요양간호사 자격증을 공부중인 곽윤희 씨는 사는 날까지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살다가고 싶다는 이야기를 고백처럼 털어놓았다.





◈ 이 기사는 2009년 4월 20일자 297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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