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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같은 이웃24]가까운 이웃부터 가족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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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같은 이웃24]가까운 이웃부터 가족처럼
  • 공지애
  • 승인 2009.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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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조 씨(고척2동)
 올해 고척2동 새마을부녀회 총무를 맡게 된 김영조 씨(58, 고척2동)는 20년 가까이 지역의 독거어르신을 보살펴 왔다.

 처음엔 봉사회에 소속해 어려운 어르신들을 물심양면으로 도와오다 10년 전부터는 개인적으로 동네 어르신을 찾아다니며 말벗도 되어드리고, 집안일도 거들고, 경제적 지원도 꾸준히 해왔다.

 "자식이 있어도 돈 십원 한 푼 안 보내는 가정도 있어요. 미우나 고우나 그래도 자식인지라 제 앞에서 자식 얘기 안 하는 어르신을 보면서 많이 배워요. 그게 부모 마음인가 봐요."

 텔레비전을 보면서도 전기료가 아까워 어두컴컴한 방안에서 보일러도 틀지 않고 전기담요 하나만 껐다 켰다 하는 어르신들도 많다.

 "이제 저도 나이를 먹어서인지 몸이 안 따라줘 몸으로 하는 봉사가 전 같지 않아 안타까워요."

 친구 부모님이 편찮으시다거나, 병원에 계시다고 하면 제일 먼저 달려가 위로하고, 중풍으로 거동이 불편해 양로원에 계신 친구 어머님에게 매달 용돈을 보내드리는 등 친구 지인의 부모님을 내 부모처럼 챙긴다.

 한편, 새마을부녀회에서 계절과 절기마다 떡 젓갈 등 수익사업을 통해 불우이웃을 돕는데도 앞장서고 있다. 전세로 세 들어 살던 세입자가 형편이 어려우면 전셋돈 내주고 월세로 살게 해주기도 하고, 김치며 반찬을 싸주기도 한다.

 "제가 일을 하는 게 아니니까 나 살 거 덜 사고, 덜 입고, 덜 쓰면서 돕는 거죠."

 김영조 씨에겐 15살 때부터 동생처럼 아들처럼 같이 지낸 조카가 있었다. 올케가 일찍 세상을 뜨는 바람에 친정집에서 같이 살았다. 조카가 결혼할 때도 혼수와 패물을 손수 준비해 보내고, 집에 들어와 살게 할 정도로 친자식 이상으로 돌봤다. 그렇게 금이야 옥이야 키운 조카는 9년 전 처자식을 두고 먼저 세상을 떠났다.

 이제 남은 조카 손자들을 위해 매달 양육비를 보내는 김영조 씨는 그도 당연한 몫으로 여긴다. 조카 이야기를 하는 내내 눈시울을 적시는 김영조 씨는 "그저 조카들이 몸과 마음 모두 건강하게 자라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봉사에 대한 정의를 내려주었다.

 "단체에 들어가 봉사하는 것도 좋고, 봉사지를 찾아다니며 봉사하는 것도 좋지요. 그러나 가장 가까운 이웃의 마음부터 헤아려주는 것이 봉사의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주변에도 어려운 이웃이 참 많거든요."




◈ 이 기사는 2009년 3월 23일자 293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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