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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품앗이 구로소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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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품앗이 구로소모임
  • 공지애
  • 승인 2008.1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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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표 교육’으로 쑥쑥
▲ 엄마들이 가진 자원들을 함께 공유하며 새로운 교육의 장을 만들어가고 있는 품앗이 멤버들.
못 믿을 시중 먹을거리 대신 엄마가 직접 만들어 주는 엄마표 간식이 늘어났다. 거기다 천차만별 검증을 거치지 않은 교육프로그램을 쫓아가느니 차라리 마음과 뜻이 맞는 엄마들끼리 품앗이로 교육하자는 엄마표 교육 모임도 있다.

‘품앗이파워’라는 인터넷사이트를 통해 구로지역 아이들과 엄마의 관심분야별로 소모임을 만들어왔다. .

다양한 학습을 위주로 한 푸른꿈나무(3~5세, 클럽장 이성란), 부모와 함께 하는 주말 체험 하얀솜사탕(5~6세, 클럽장 임은희), 퍼포먼스활동과 엄마들의 영어수업으로 진행되는 헬로베이비하이맘(2~3세. 클럽장 박자영) 등 미취학 아동을 중심으로 한 품앗이 교육이 활발하다. 소모임 아동은 5~6명을 넘지 않는다. 대부분 가정에서 모이기 때문에 인원이 더 많으면 감당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모든 프로그램의 기획과 준비, 진행, 마무리, 평가까지 모두 엄마들이 돌아가면서 맡아요. 문화센터 프로그램을 응용하거나, 사이트의 교육자료를 참고하기도 하죠. 엄마들의 특기나 취미, 전공을 총 동원해서 아이들 교육을 품앗이하는 거예요.”

박자영씨는 유치원 교사 경험을 살려 아이들에게 다양한 퍼포먼스 놀이를 진행한다.

“평소 못 하게 했던 종이·휴지 찢기, 밀가루 놀이, 물감을 펼쳐놓고 온몸으로 바디페인팅 등을 이런 기회에 할 수 있어 좋아요. 한 번은 아이들과 아빠 얼굴 만들기를 했는데 점, 안경, 수염 등 아빠의 특징을 정확히 표현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이성란씨는 “아이들과 집에만 있으면 감정적으로도 가라앉을 수 있는데 이렇게 모임을 하다보면 아이 키우면서 느끼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 아이들도 또래와 놀다보니 사교적이 되더라.”고 이야기했다.

임은희씨는 5살 딸의 변화를 직접 체험했다.

“아이가 책 읽기를 놀이로 생각하게 됐어요. ‘오즈의 마법사’를 읽고 그림을 그렸는데 어두운 땅속을 그린 거예요. 마법사는 어디있냐고 물었더니 ‘마법사인데 당연히 몸을 숨겼지!’라고 대답하더라고요. 성격도 적극적이고 활발하게 변했어요.”

올 10월에는 체육공원을 빌려 구로지역 10여개의 소모임 회원들이 모여 운동회를 했다. 아이들이 어찌나 신나고 재밌게 뛰어놀던지 잊을 수가 없다.

크리스마스엔 특별한 행사도 있다. 캐롤송을 부르고,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들고, 산타할아버지께 선물도 받는 등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 예정이다.

“굳이 사이트를 통해 모이지 않더라도 아파트 게시판에 마음에 맞는 엄마들을 모으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설마 했는데 의외로 모이더라고요.”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엄마들이 가지고 있는 풍부한 노하우와 소스를 공유한다면 좋은 모임으로 발전해 갈 거라고 임은희씨는 힘주어 말했다.

“앞으로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올라가더라도 계속 활동하고 싶다. 학교에서 미처 배우지 못하는 활동이나 사교육비를 절약하는 차원의 활동도 고려중이다”라고 박자영씨가 덧붙인다.

품앗이 구로소모임들이 미취학아동을 둔 부모들의 교육공동체로 자리 잡아 갈 날이 얼마 멀지 않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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