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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문화 주체는 주민이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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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문화 주체는 주민이어야
  • 구로타임즈
  • 승인 2007.10.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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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홍준호 (본지 편집자문위원)
구청은 구로주민을 문화의 주체로 세우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지난 10월 9일 구로에서 의미 있는 포럼이 열렸다. 디지털 구로의 변모와 더불어 구로의 미래 비전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촉발되고 있는 시점에서 구로의 미래를 문화로 읽어보자는 주제의 포럼이었다.

문화라는 용어는 의미상 경제적 상황을 토대로 사람들의 생활 자체를 의미하는 것으로 예술과 교양 영역으로 확대되는 것이다. 시대의 흐름과 인적 구성의 변화에 따른 문화의 변화는 자연스럽다. 그러므로 문화는 시대와 지역을 파악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된다.

이번 포럼에서는 이런 변화에 걸 맞는 문화적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가 하는 점을 짚어 보았다. 구로구청의 문화정책에 대한 진단도 있었고 인천광역시 문화재단의 좋은 사례도 발표되었다. 언론사와 시민단체의 연계 모형을 통한 향토문화 발굴, 전파 사례도 고무적이었다.

그러나 가장 많은 공감대와 고민을 던져준 내용은 지역주민들의 토론 내용이었다. 단순히 문화가 보고 즐기는 것에 국한 되는 것이 아니라 지역주민 스스로가 문화를 가꾸어 가는 주체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었다.

구로구청은 예술과 문화의 창작자로써 혹은 기획자로써 설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 달라는 것이다. 구청에서 판단하는 문화 예술은 인기가 있는 대중연예인이거나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널리 알려진 예술가들의 공연이나 작품을 감상하는 것이다.

그러나 문화의 주체로써 구로구민은 자신들의 공연과 예술을 함께 만들고 함께 감상하며 예술이 본래 지역대중의 것임을 깨달은 사람들이다. 이들이 문화 예술 동아리를 만들고 공연을 준비하며 그러한 문화 활동에 지역의 어린이, 청소년, 어르신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와 조건을 만드는 것을 소중하게 여긴다.

구청은 그동안 점프 구로나 각종 문화 행사에 있어 보여주기 위한 기획을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했다. 그리고 주민들의 자발적 문화 활동은 보여주기 행사에 구색 맞추기에 지나지 않았다. 그렇기에 구청 주관행사에는 동원대상이지만 평소에 지원하거나 관리하기엔 부담스런 존재들로 취급되었다.

상당한 역량을 갖춘 문화 동아리들도 연습 장소가 없어서 혹은 공연할 장소가 없어서 문화 활동 자체를 포기해야 하나 하는 자괴감을 가졌다고도 한다.

이는 문화 주체로서 구로주민을 상정하지 못한 철학의 문제이다. 구로구청과 같은 지방정부는 시설이나 기계를 도입하는 일을 일차적으로 삼기보다는 지역 문화의 콘텐츠를 생산하고 주체가 되는 지역주민을 육성하는데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이번 문화 포럼을 개최하면서도 구로구청에서 관리하는 장소 가운데 마땅한 곳이 없어 우여곡절 끝에 고용안정센터에서 열게 되었다. 시민들이 논의하고 토론할 세미나 장소 하나 없는 구로라면 그 문화의 척박함을 논의함이 무의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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