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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타는 이 심정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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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타는 이 심정 아십니까"
  • 구로타임즈
  • 승인 2004.06.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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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임금 자재비 못받은 공춘규씨의 하소연
“노가다는 사람도 아닙니까”
점심 반주로 들이킨 막걸리 몇 잔에 기분이 울컥해진 공춘규(51)씨는 허공에 주먹을 휘두르며 이렇게 내뱉었다.

공 씨가 요즘 생활하고 있는 곳은 개봉2동 현대아파트 입구에 위치한 한 신축 상가건물 2층. 공 씨를 비롯 25명의 동료 인부들이 2002년 11월부터 골조공사를 맡아 뼈대를 세운 건물이다. 하지만 골조공사가 끝난 지 5개월이 넘도록 절반가량의 인부들은 공사현장을 떠날 수가 없었다. 건축주로부터 밀린 임금과 공사 자재비 1억1800만원을 받지 못했기 때문.

두달전 건축주와의 실갱이 끝에 임금과 자재비를 대신해 이곳 2층 상가에 대한 전세권을 얻어냈지만 한낱 종이에 불과한 계약서로는 당장 급한 한 끼 식사도 해결할 수 없다.
최근엔 행정기관으로부터 준공 전 건물엔 거주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고 유일한 항의 표시로 이어온 ‘점거농성󰡑조차 접어야 할 판. 임금을 받지 못한 이곳 인부들 가운데 1/3은 바로 구로구 주민이다.

공 씨는 “문제의 건축주가 준공 나기 직전에 명의를 딴 사람에게 팔아넘기고 인부들 노임을 나몰라하는 통에 벌써 5개월 째 10여명의 인부들이 다른 일도 못하고 이곳에 얽매여 있다”며 “최근엔 건축주가 1억1800만원 중 6500만원에 대해 공탁을 걸어줬지만 나머지 잔금에 대해선 현재까지 아무런 얘기도 없고 핸드폰 연락도 안된다”고 말했다.

실제 이곳 인부들이 지목한 문제의 건축주는 기자의 숱한 전화연락 시도에도 신호음만 울릴 뿐 일체의 통화가 성사되지 않았다.

공 씨는 “현장 공사는 건축주와 인부 간의 신뢰가 가장 중요한 법인데 이곳 건축주는 이미 신뢰를 잃었다”며 “1년 넘게 돈 한 푼 갖다 주지 못해 가족들 볼 낯도 없는 마당에 우리는 밀린 공사비를 받을 때까지 이곳을 점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송희정 기자>misssong88@hanmail.net
* 주민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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