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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마을 살 맛 아줌마 힘 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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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마을 살 맛 아줌마 힘 으로
  • 송희정
  • 승인 2006.08.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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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구로1동지역발전위원회
- 14개 아파트부녀회 뭉쳐
주거·교육환경 개선에 앞장

‘내 가족’ 지키기에 머물렀던 동네 아줌마들이 ‘우리 마을’ 발전의 주체로 나섰다.
일명 ‘아파트촌’으로도 불리는 구로1동의 14개 아파트단지 부녀회 연합체로 꾸려진 구로1동지역발전위원회(회장 이근희).

살림과 내조에 만족했던 평범한 동네 아줌마들이 지역사회로 눈을 돌려 ‘살맛나는 마을 만들기’의 꿈을 실현시켜나가는 곳이다.

이 단체의 결성 이야기는 1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동네 뒤편에 몰려있던 몇 개 아파트단지 부녀회장들의 친목모임으로 시작해 한 곳, 두 곳 참여하는 부녀회장들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모임체가 구성됐다고.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좋아서, 끌려서 만들어진 모임답게 회원들 사이의 우애와 정은 지금도 두텁다. 회원 간에 “언니, 동생”하며 격도 없고, 틀도 없다.

자연발생적으로 결성된 모임 성격처럼 활동 또한 스스럼없다. 이 때문인지 지난해 마을에 필요한 시설 설치를 주장했을 적에는 특정 정치색을 띈 집단으로 몰려 수모를 당하기도 하고, 아파트 제값 받기 운동을 펼치는 와중엔 ‘생각 없는 아줌마’들로 찍혀 적잖이 속병을 앓기도 했다고.

“남들 시선에 상관없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우선 부닥쳐 봤어요. 때문에 고초도 겪고, 시행착오도 있었죠. 아파트 제값 받기운동은 한계를 절감하고 지난해부터 살맛나는 마을 만들기 쪽으로 방향을 틀었어요. 큰 목소리만이 능사가 아니라 고민의 깊이와 실천방식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죠.”

이근희 회장의 말처럼 이곳 임원과 회원들은 ‘조용히’ 하지만 ‘은근하고 분명히’ 일해 나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공격적이고 경쟁적인 남성사회 분위기에서 여성의 섬세함과 꼼꼼함을 강점으로 내세워 마을 구석구석 활기와 생기를 불어넣겠다는 것.

이들의 활동상은 올해도 계속 이어진다. 오는 가을엔 지난해에 이어 교육환경 개선 기금 마련을 위한 바자회를 열 계획이다. 여기에 만일 여력이 된다면 아파트 대항 운동회 같은 마을잔치도 한번 추진해볼 생각이다.

“구로1동은 더 이상 구로구의 섬이 아니에요. 살기 좋은 마을이라는 걸 바깥에 홍보하면서 안의 변화를 가꾸어나간다면 우리 마을은 구로구에서 가장 살맛나는 마을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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