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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여성들의 ‘한국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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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여성들의 ‘한국 아버지’
  • 김윤영
  • 승인 2006.07.0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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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온 한족여성 가정폭력 무방비... 대변자로 동분서주
서울중국인교회 최황규(44) 목사는 아직 젊은 나이지만 한족 여성들에게는 아버지로 통한다. 한족 여성들이 찾아와 “아버지라고 생각하고 얘기하겠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

지난 2003년 9월 최 목사는 한족만을 위한 교회를 세웠다. 조선족과 한족은 같은 중국계지만 묘한 민족 감정이 대립하고 있다고 최목사는 말한다.. 조선족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단체가 많아 조선족은 다양한 혜택을 받고 있는 데 반해 한족만을 위한 교회는 없다.

일부 지역에서는 한국교회 내에 한족을 위한 공간이 조그맣게 마련돼 있지만 주눅 들지 않고 솔직하게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곳이 없어서 최 목사는 한족만을 위한 교회 문을 열었다.

문을 연 이후 중국인교회를 중심으로 대외적으로 ‘마리아회’라는 이름을 가지고 서울, 경기지역에서 중국인 여성들의 모임을 조직해 활동하고 있다.

최 목사는 정부나 법무부에 한족 여성들을 대변하고 그들의 어려움을 개선시키기 위해 이들의 목소리를 대신해 사회에 외치고 있다. 또 사기, 피해, 폭행 등 한족 여성들이 생활 속에서 겪고 있는 어려움을 돕고 있다. 그 밖에 변호사를 연계해주거나 산업재해, 체불임금도 도움을 주고 있다.

한족 여성이 한국 남성간의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언어장애. 말이 안통하기 때문이 한국남편이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주거나 먼저 중국어를 배우려는 노력이 필요한데 대부분 욕이나 손찌검이 먼저 나간다.

20살의 한 한족 여성의 경우 중국에서 대학을 다니다가 한국남성을 만나 결혼을 해 한류바람에 한국에 대한 대단한 환상을 갖고 한국에 왔는데 신혼 첫날부터 남편의 폭행에 시달려야 했던 사례도 전한다. 중간에 연계해줄 소통체계가 없어서 이러한 문제가 생긴 것. 때문에 교회에서의 주역할은 언어장애에 막힌 이들을 위한 소통이다.

또 남편으로부터 폭력이 발생했을 때 신고를 하려고 해도 한국말을 잘 못해 신고를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때문에 각 지역에 대표를 두고 급할 때 전화해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연락망도 운영 중이다.

최 목사는 “부당하면 싸우고 시위하는 등 대표성을 가지고 앞장서는 교회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한족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향후 한국인을 대상으로 무료로 중국어를 가르쳐 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중국인과 한국인간의 만남의 장을 마련해 볼 것이라고도 한다. 이밖에 한국사회, 교회와 네트워크 형성, 여성 피난처도 구상 중에 있다.

한족여성들에게 따뜻한 한국을 심어주기 위한 민간 외교관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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