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자랑 멋자랑> 우리집 이 맛
대문을 열면 무청 시레기가 주렁주렁 달려있고, 뒷 뜰에는 메주 둥실 띄운 간장독에 메밀꽃이 하얗게 피어나는 안 금숙(53,천왕동)씨 댁. 마당 한 켠엔 하얗게 속살을 드러낸 도라지가 한 바구니다. 마침 이웃이 지나는 길에 들렀다며 도라지 캐 왔으면 좀 사자고 한다. 안씨는 뭘, 이걸 사 가느냐며, 그냥 가져가 잡수라고 한다. 이것이 진짜 이웃지간의 정이구나 싶다. 마침 부엌에선 막 끓인 호박죽이 오감을 자극한다. 그 향을 따라 가보니 거기엔 조금 특별한 호박죽이 놓여 있었다. 자녀들의 입맛에 맞춰 팥이나 동부 대신 밤을, 새알심 대신 건포도를 넣은 것이다. 보약 재료로도 많이 쓰이는 밤은 동의보감에 ‘기를 도와주고 장과 위를 든든하게 한다’고 기록돼있다.
밤 호박죽은 소화가 잘되고 위에 부담이 적어 수험생을 위한 야참이나 이유식, 식전 간식으로도 그만이다.
<밤 호박죽>
♣ 재료
늙은 호박(또는 단 호박) 손질한 것 400g, 물 4컵, 밤 5-6개, 건포도, 설탕 4ts, 소금 1ts, 찹쌀반죽(찹쌀1/2컵, 물1/2컵)
♣ 만드는 법
1. 호박은 껍질을 벗기고 씨를 파낸 후 깍둑으로 썰어둔다.
2. 냄비에 썰어 둔 호박과 찬물 4컵을 부어 호박이 무를 때까지 끓인다.
3. 찹쌀반죽을 넣어 서서히 저어주면서 죽이 걸쭉해질 때까지 끓인다.
4. 이 때, 껍질을 벗긴 밤을 넣고 밤이 익을 때까지 끓여준다.
5. 밤이 익을 즈음 건포도를 넣고, 설탕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이때 기호에 따라 잣, 호두, 옥수수 등을 넣는다. 특히, 평소에 잘 먹지 않는 음식재료를 넣어 부족한 영양분을 보충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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