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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공으로 경쟁넘어 친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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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공으로 경쟁넘어 친구로
  • 공지애
  • 승인 2006.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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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보습학원장들의 ‘축구사랑원우회’
“아자아자, 파이팅!”

해누리체육공원(신정동) 인조잔디구장에서 함성이 터져 나온다. 장정 30여명이 구호를 외치고 각자의 포지션에 따라 사방으로 흩어진다. 얼핏 보아도 YB는 아니고 확실히 OB다. 하지만 잠깐의 휴식시간을 제하고 두 시간 내내 잔디구장을 종횡무진 누비는 걸로 봐선 체력만큼은 YB 부럽지 않다.
이들의 정체는 과연?

- 매주 목요일마다 만나
- 학원간 불법행위 사라져

매주 목요일 9시면 어김없이 축구장으로 모이는 이들은 구로인근지역에서 보습학원을 운영하는 ‘축구사랑원우회(회장 윤종훈)’ 회원들이다.

“축구회를 창단한 것은 지난 97년이에요. IMF체제로 모두 힘든 시기였죠. 그 중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 중 하나가 학원가일 거예요. 이럴 때일수록 서로 욕심내지 말고 건강부터 회복하자는 취지로 결성하게 됐어요. 경쟁하기보다 함께 힘을 모으고 머리를 맞대 대책을 모색하는 것이 더 생산적이잖아요.”

윤종훈(45)회장은 축구를 통해 건강한 체력을 갖춰 더 열심히 학생들을 가르친다고 말한다.

축구회 결성 이후 달라진 것이 있다. 소위 밥그릇 싸움이라는 학원간 불법 행위가 지역에서 사라진 것이다. 심지어 서로의 노하우를 공개하고 공유한다.

“대한민국 학원장 협회 가운데 이 같은 모임을 찾기 힘들 것”이라고 이제훈(38) 총무는 자랑스럽게 이야기한다.

“원우회원이 운영하는 학원에서는 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원비를 감액해주거나 무료로 지도 한다”는 최쌍호(47) 고문은 “앞으로도 지역사회에 좋은 봉사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양천, 금천, 영등포, 강서구 학원장들도 참여의사를 밝혀왔다. 지역교육환경 향상을 위해 서로 화합을 도모하는 축구사랑원우회의 아름다운 모습은 분명 금메달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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