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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딸 사위까지 ‘구로경찰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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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딸 사위까지 ‘구로경찰가족’
  • 송희정
  • 승인 2006.05.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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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달 기획|가족2] 구로경찰서 오류지구대 박동원 대장 가족
요즘같이 밤길 혼자 걷기 무서울 때에는 이집 가족사진 한 장 얻어서 갖고 다니길 권할만하다.

구로경찰서 오류지구대장 박동원(56,고척동) 경감의 가족은 아버지 박 경감을 비롯해 딸과 사위가 모두 경찰관이다. 게다가 우연찮게도 세 사람 모두 구로경찰서 소속인 관내 이름난 ‘경찰가족’이다.

“제복 갖춰 입고 함께 찍은 가족사진을 들여다보면 마음 든든합니다. 아버지 직업을 자랑스러워하며 경찰직을 택한 딸이 경찰과 사랑에 빠져 부부의 연까지 맺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죠. 우리 가족은 눈빛만 서로 주고받아도 마음이 통합니다.”

아버지 박 경감의 가족 자랑은 끝이 없다. 구로경찰서 민원실에 근무하는 맏딸 박지윤(32,고척동) 경장과 정보과 형사로 있는 사위 양기모(36) 경장은 박 경감의 살가운 동료이자 든든한 후원자에 다름 아니다.

용인에서 근무하던 박 경감이 딸 내외가 근무하는 구로서로 자리를 옮긴 게 작년 10월. 혹시나 해서 희망 근무지를 구로서로 신청했는데 운 좋게도 받아들여져 아버지와 딸, 사위가 같은 서에서 근무하는 행운을 누리게 됐다.

사실 이 행운을 가장 고맙게 여기는 이는 바로 딸 박 경장이다.

“경찰 선배인 아버지로부터 일에서나 생활에서나 늘 가르침을 받고 있습니다. 경찰이 되고 보니 그간 힘든 내색 없이 가정과 직장에 헌신하신 아버지가 더없이 존경스럽더군요.”
어릴 때부터 봐온 늠름하고 멋있는 아버지의 영향 때문일까. 박 경장은 6년 전 경찰 실습 때 개봉1동 파출소에서 만난 지금의 남편과 사랑에 빠져 결혼에 골인, 지금은 한돌 지난 아들 희상이를 두고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

박 경감 가족은 지난 4월 6일 겹경사를 맞았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손자 희상이가 한 돌을 맞은 날, 딸 박 경장 또한 순경에서 1계급 승진해 경장이 된 것이다.

하지만 이날 딸 못지않게 승진, 그것도 아예 특진한 이가 있었으니 바로 손자 희상군.
“돌잔치 때 경무관(큰 무궁화 1개) 계급장이 달린 아기용 경찰 제복을 손자에게 입혔더니 잔치에 온 동료 경찰관들이 재미삼아 손자 녀석에게 자꾸 경례를 붙이는 거예요(웃음). 우리 집 최고 계급은 누가 뭐래도 우리 손자 아니겠습니까?”

지금으로부터 20여년이 흐른 뒤 박 경감의 집 거실에 경찰 제복을 입은 삼대의 가족사진이 걸릴 수도 있겠다는 상상에 절로 마음 푸근해지는 5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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