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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21]낙원떡볶이, 맛과 미소가 담뿍 '떡볶이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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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21]낙원떡볶이, 맛과 미소가 담뿍 '떡볶이 카페'
  • 공지애 기자
  • 승인 2015.03.20 1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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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바지를 개조해 만든 앞치마를 두른 고장한(45) 사장은 직접 로스팅한 콜롬비아 수프리모, 에디오피아 예가체프, 탄자니아AA 원두를 핸드밀로 갈아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내려준다. 번거롭지만 각각의 맛이 다르기 때문에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지인이 선물한 원두 한 봉지를 그냥 버리지 못해 드리퍼를 사서 내려마시면서 그 맛에 반해 하나씩 기구도 사고, 독학으로 공부했다. 그러나 고장한 씨는 카페가 아닌 구로1동에서 12년째 낙원떡볶이를 운영하는 분식집 사장님이다. 떡볶이와 어묵, 순대, 김밥인 주메뉴 외에 혹시 원두커피를 원하는 손님이 계시면 바쁘지 않은 시간엔 손수 커피를 내려준다. 그는 커피 외에도 사진과 음악에도 조예가 깊다. 가로 세로 열 걸음도 안 되는 작은 공간이지만, 고장한 사장은 이곳이 일터이자 놀이터라고 말한다.

2004년 11월, 34살 노총각으로 낙원떡볶이를 개업해 다음 해에 구로1동에 집을 얻고, 2006년에 결혼해서 9살 된 딸을 둔 그는 손님이 곧 동네주민이고, 친구, 형님동생, 조카 삼촌 사이가 된다. 심지어 딸과 유치원, 같은 학교, 같은 반, 짝이 되는 인연으로 맺어진 학부모도 있다.

오후 9시30분이 마감시간이지만 학교에서 늦게 끝나고 오면서 들리는 학생, 저녁 때를 놓친 직장인, 늦은 귀가가 미안해 가족 간식을 챙기는 아버지 손님을 나몰라라 하진 않는다. 때로는 학생들의 고민을 들어주기도 하고, 지나다 물 한 잔 마시러 오는 주민들도 웃으며 맞는다. 프랜차이즈 분식집이 늘어나고 있지만 그래도 손님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것은 그만큼 맛과 좋은 재료, 그리고 사장님의 넉넉한 인심과 오랜 정 때문이리라.

직접 개발한 떡볶이 양념에는 텁텁함을 없애기 위해 고추장 대신 고춧가루만 사용하고, 양념은 하루를 꼬박 숙성시킨다. 계절별로 양념이 미묘하게 다른데 겨울엔 조금 덜 맵고 조금 달게, 여름엔 조금 맵고 덜 달게 한다. 추운 겨울엔 탄수화물 축적을 위해, 여름엔 매운맛으로 땀을 내 시원하게 해드리기 위한 순전히 손님을 위한 배려다.

떡은 가는 떡볶이 떡이 아닌 가래떡을 사용한다. 가로세로 4등분을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그래도 여러 가지 사용해 본 중에 가장 식감이 좋기 때문에 가래떡만을 고집한다. 이런 어우러짐 때문에 흔히 보던 떡볶이와는 경쟁력이 있다.

오픈하고 얼마 안 되었을 때 일이다. 처음이라 서툴러 초등학교 3학년 꼬마 손님에게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말하는 사이, 아이 온 뒤에 온 남자손님은 기다리지 못하고 가버리자 꼬마손님이 한 말. "기다리면 더 맛있어지는데 왜 가지?" 고 사장은 그날의 감동을 잊을 수가 없다. 그 꼬마 손님은 12년이 지난 지금도 찾아오는 VIP손님이다.

"초등학생인 우리 아이와 친구들, 중·고생이 된 조카들과 가족도 와서 먹는 음식이에요.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만족해하면 그게 가장 큰 행복이죠."

■ 주요메뉴 
  ·떡볶이 어묵 순대 김밥
   (10줄 이상 주문예약 가능)

■ 영업시간 : 
      평일 오전 11시 30분 ~ 오후 9시30분
      토요일 오전 11시 30분~오후 7시
      일요일 휴무 

■ 좌         석 : 10여 석
      (단, 서서 드시는 고객은 얼마든지 가능)

■ 문         의 :  02-857-1825
■ 위        치 :
     구로1동 주공아파트2차 114동 앞 상가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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