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5-17 11:24 (금)
두 주부의 빵굽는 행복
상태바
두 주부의 빵굽는 행복
  • 성진아 시민기자
  • 승인 2012.04.23 12: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내 직업 내 손으로' 한달전 창업

 오류초등학교 후문 맞은편. 8평 남짓한 작은 공간에서 새어나오는 달콤한 내음이 학교주변 주택가 골목길을 걷는 사람들의 발목을 잡아 끈다.


 이 곳은 빵굽는 사장 박영소(39) 씨와 매니저 오진영(38) 씨가 있는 '마마스오븐'.


 평범한 주부들이 한달 전 우연히 부동산 공인중개사무실에 들려 일을 저질렀다. 가게 계약과 인테리어를 거치면서 창업에 대한 두려움보다 자신들의 미래에 대한 설렘이 컸단다.


 2~3년 전부터 집에서 빵과 과자를 만들어 왔다는 박영소씨는 "쌓여가는 조리도구의 수납 한계와 눈에 보이는 가사일로 인해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이 항상 뒷전으로 밀려 아쉬웠다"고 창업동기를 말해주었다.


 "무엇보다 나만의 독립된 공간을 갖고 싶었어요. 언제든지 작업을 할 수 있고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의 소통이 자유로운 그런 공간을 갖고 싶었어요." 박영소씨의 그 같은 간절한 바램이 '맘스오븐'으로 실현된 것이다.


 "나에게도 직업이 생겨서 좋고, 그 직업이 내가 하고 싶은 일이어서 더욱 좋아요. 이런 나의 모습이 아이들에게 비춰졌는지, 아이들도 많이 의젓해졌고, 간단한 일들은 알아서 챙겨서 합니다. 일하는 엄마를 자랑스러워하고 용기를 북돋아주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요." 매니저 오진영(38)씨는 요즘 이처럼 일하는 즐거움에 푹 빠져 있다.


 '마마스오븐'의 모든 제품은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고 수작업을 고집한다. 다소 품이 많이 들고 시간이 걸려도 이웃에게 선물하듯, 내 아이에게 먹이고 싶은 마음을 버리기 싫어서이다. 그래서 이곳은 국내밀가루와 유기농설탕 등 좋은 재료만을 쓰고 있다고. 그만큼 다른 곳에 비해 가격은 비싸지만 좋은 것은 엄마들이 먼저 알아보는 법. 동네 학부모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마마스오븐'은 판매 뿐 아니라 이웃과의 즐거운 소통을 위해 방학동안 어린이들을 위한 쿠키교실을 운영할 계획이다.


 일하는 즐거움에 빠진 박영소씨가 일을 찾는 주부들을 위해 선배로서 조언을 해주었다.


 "일을 찾는데 있어서 일의 즐거움보다 돈이 우선 되면 안됩니다. 돈에 대한 스트레스가 나에게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가정까지 연결 되어 온가족이 힘들어지는 모습을 많이 봤어요. 자신의 적성에 맞고 즐겨하던 일부터 시작을 하면 길이 보입니다."


 오류초등학교 후문 골목길은 '마마스오븐'이 있어 달콤한 빵내음과 활기찬 기운으로 남다른 명소가 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