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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인데 얼음이 안팔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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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인데 얼음이 안팔리네
  • 김철관
  • 승인 2002.08.1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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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동얼음'상점 홍순배씨/





"여름인데도 얼음이 잘 팔리지 않아요. 얼음 좀 이용해 주세요." 구로2동에서 '극동얼음'이란 간판을 달고 5년째 얼음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홍순배(54)씨의 볼멘 목소리다.

홍씨가 운영하는 얼음집은 20년이 넘은 전통 있는 구로동의 고전 얼음집. "20년 동안 얼음가게 주인이 여러 번 바뀌었다고 주인에게 들었습니다. 타 업종은 오래된 가게일수록 단골이 많은데 얼음집은 단골이 점차 떨어져 가는 추세입니다. 아마 과학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냉장고 등 신형 전자제품이 많이 나온 탓이겠지요."

홍씨가 얼음과 첫 인연을 맺은 것은 젊은 청년시절. 그때부터 해온 직업이라 어쩔 수없이 얼음가게만 해 왔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마땅한 다른 직업을 찾기 힘들어요. 배운 기술이라곤 얼음 만든 기술과 배달뿐이니 어쩔 수 없잖아요."

지난해부터 얼음집을 운영하며 그는 석유집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왜 그가 얼음과 석유라는 이질적인 상품을 병존해 가게를 운영하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했다. 불황타개를 위해서였다. "여름에는 석유가 팔리지 않습니다. 그 대신 얼음이 좀 팔리지요. 석유는 겨울에 팔리고 대신 얼음은 잘 팔리지 않아요. 여름은 얼음으로, 겨울은 석유를 팔아 생존권을 유지하게 됩니다. 호구지책 불황타개책인 셈이지요."

무더운 여름, 얼음을 배달하는 곳은 과연 어디일까. 그의 대답은 간단했다. "야외로 나갈 가족들의 아이스박스 내장품이 주된 고객입니다. 술집 양주 칵테일 배달도 더러 있고요. 특히 요즘같이 더운 날씨에는 팥빙수집에서 더러 배달문의가 들어옵니다."

20년 전인 80년대 초만 해도 얼음을 구입하기 위해 주민들이 밤새 줄을 서 얼음을 찾을 때가 가장 그리운 추억이라고 그는 기억을 되살렸다. 구로 지역에서만 여러 번 옮겨다니며 20년이 넘은 얼음 배달 경력의 소유자 홍씨. 최근 그가 하루에 판 얼음은 약 150kg(약40봉지), 수입은 약 3만원정도라고 귀띔했다.



33566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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