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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사무소에 웬 CC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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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사무소에 웬 CCTV?
  • 정경미
  • 승인 2002.08.1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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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구로구청 직장협의회(구로직협) 홈페이지 게시판에 한 동사무소에 설치된 CCTV에 대한 비난의 글이 올라온 후 구로직협은 물론 CCTV가 설치된 동사무소직원 등 구로구청공무원들이 한바탕 들썩거리는 일이 발생했다.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라온 내용인 즉 "저질 민원인으로부터 직원들을 보호하기 위함을 목적으로 한다지만 이건 명백한 인권침해이며 사생활 보호 차원에서도 마땅히 없어져야 한다"며 "공무원노조 차원에서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는 내용의 글이었다. 이 글로 인해 구로직협 교육부는 CCTV가 설치된 동사무소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이는 등 곧바로 해당 동사무소에 대한 진상조사에 들어갔다.

구로지역 19개 동사무소 중 유일하게 CCTV를 설치한 동사무소는 바로 가리봉1동 사무소. 노숙자와 취객들의 행패가 유달리 심한 이 동사무소는 지난 4월 초 주민자치센터의 결정으로 200여만원을 들여 1층 민원실에 2대, 동장책상과 도서열람실인 2층에 1대 등 총 3대의 CCTV를 설치해 놓은 상태. 공무원인권 침해소지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가리봉1동사무소 한 직원은 "CCTV는 부랑자가 많은 지역적인 특성상 어쩔 수 없이 설치된 것으로 민원인 이용자리만 비추고 있다"며 "감시용이라는 말은 잘 모르는 사람이 하는 소리이며 신경이 쓰였다면 껐을 것이다"고 CCTV에 대한 논란에 일말의 여지도 없음을 밝혔다.

가리봉1동사무소 직원들은 실제로 CCTV 설치 후 노숙자나 민원인들의 난동이 급격히 줄어 오히려 "대환영"을 표하고 있다. 실제로 구로직협이 지난 7일 기리봉1동사무소 직원 11명 중 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전원이 폐쇄회로 카메라 설치에 대해 정당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카메라 설치 후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이 사건 이후 구로구청 관내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생각도 달라진 듯 하다.

구로구청 한 동사무소 직원은 "처음엔 같은 공무원으로서 감시를 받는다는 자체에 너무 화가 났었는데 내용을 알고보니 이해가 간다"며 "이번 일로 해서 민원인들을 직접적으로 상대하는 일이 잦은 동사무소 직원들의 애로사항을 잘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CCTV 설치논란으로 상당한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 가리봉1동사무소는 이번 사태를 통해 동사무소가 안고 있는 애로중 하나인 사회복지사 충원이 조속히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있는 실정이어서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19개동가운데 국민기초생활보상대상자수가 두번째로 많은데다 노숙자들도 많아 사회복지 담당의 일이 폭주하는데다 민원인들의 거친 태도등으로 사회복지사들이 오래 붙어있지를 못하고 휴직이나 사직 또는 전보 등으로 계속 바뀌는 가운데 두명이던 사회복지사가 현재 한명으로 줄어, 다른 업무를 맡고 있는 6명의 직원들이 사회복지업무까지 분담 처리하고 있어 동직원들의 고충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tipy-7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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