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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학교도서실이야기 16] 책만들기에 이런 효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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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학교도서실이야기 16] 책만들기에 이런 효과가?
  • 성진아 시민기자
  • 승인 2011.11.07 1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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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실에서의 독후활동은 대부분 책만들기 수업으로 이루어진다. 간단한 형태의 책에서 다소 손작업이 들어가는 작품들까지 다양하다. 그 책속에 아이들과 나눈 생각을 짧게 적어 넣는다. 저학년을 상대로 이루어지는 수업이다보니 어른들이 감탄할 정도의 이야기는 나오지 않지만, 미소와 반성이 절로 나오는 따끔하고 따뜻한 이야기가 서툰 문장으로 표현되어진다.


 책만들기를 통한 글쓰기는 우리 주위에서 많이 알려졌지만 그 인기에 비해 아이들에게 미치는 교육적 효과에 대해서는 그리 잘 알지 못하는듯 하다. 짧은 지식이지만 그 교육적 효과에 대해서 생각해보고자 한다.

 첫째. 접어야 한다.
 책만들기는 대부분 종이를 접어서 만든다. 이 과정에서 소근육이 발달된다. 손은 제2의 뇌라고 할 만큼 손을 움직이는 교구는 인기만점이다. 고가의 교구가 아닌 저렴한 종이 한 장으로 우리 아이들의 소근육을 발달시킬 수 있다.

 둘째. 무엇을 쓸까?
 일반 논술학습지는 정해진 답을 기억하여 써넣어야 하지만, 책만들기는 아무것도 없는 종이위에 스스로 쓸 내용을 찾아야 한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과 경험을 총동원하게 돼, 여기에서 지식의 통합이 이루어진다. 또한 주제에 맞는 정보를 찾아 나섬으로써 자연스럽게 지식이 확장된다.

 셋째. 어떻게 쓸까?
 종이위에 글과 그림을 적절히 배치하여 하나의 책을 만들어야 하는데, 처음 아이들은 기존의 책 형태를 모방하면서 배우게 된다. 이 과정에서 관찰력과 편집, 디자인능력이 생기게 된다.
 책을 쓰는 과정에서 내용의 흐름이 잘못되거나, 그림이 본문과 일치하지 않거나, 의도하지 않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고쳐나가야 하는 문제해결능력까지 책만들기에서는 덤으로 얻게 된다.

 넷째. 완성된 책을 통에 얻는 자신감
 어린이는 자신의 생각을 말할 때 즐거워하고, 그 생각을 글로 표현하면서 행복해하며, 그 글이 한권의 책으로 엮여졌을 때, 자신감을 갖게 된다.


 또한 자신이 만든 책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수정할 부분을 찾고, 이후의 어떤 책을 만들지에 대해서 계획을 세우게 된다. 요즘 사회가 요구하는 자기주도학습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 외에도 팝업기법을 응용하므로써 공간능력을 키울수 있고, 독서에 취미를 붙일수 있으며, 다양한 표현 기법을 활용하여 심미적 예술적 감각을 키울 수 있다. 그 외에도 나열할 수 없을 만큼의 효과는 많다.


 고인이 되신 이오덕 선생님은 글이란 자신의 삶이 녹아나야 하는데, 현대인들은 하나같이 똑같은 글을 쓴다고 지적하셨다. 어린아이들은 자신들의 일상생활을 솔직하게 글속에 녹여 넣어, 꾸미지 않는 글이 마음을 짠하게 울리는 감동을 주기도 하고, 그 글을 통해서 글쓴이를 상상하게 된다.


 그러나 교육이라는 것을 통해서 평가자들이 좋아하는 글형식, 대회에 입상하기 위한 뻔한 글형식을 강요받기 때문에 성인이 되면서 점점 개인 개인의 삶이 엿보이는 글쓰기가 사라진다고 그 원인을 말씀하셨다. 자신을 감춘 채 글을 써야 하니, 어른이 되면서 글쓰기가 어려워지는 것은 당연하지 않을까.


 책만들기는 어떤 형식도 강요하지 않는다, 종이 한 장으로 아이들이 마음껏 상상하고, 그 상상을 실현할 수 있는 마법의 시간을 가져다 줄 뿐이다. 책만들기로 글쓰기가 즐겁고, 즐거운 글쓰기를 통해서 내면에 눌러놓았던 감정들을 말끔하게 밖으로 내보내어 건강한 생활이 되기를 바래보자.


 이러는 필자도 글쓰기가 어렵다. 오늘부터 아이와 같이 책만들기를 즐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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