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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_흔들리는 우리아이들4]"위기청소년들 지역사회 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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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_흔들리는 우리아이들4]"위기청소년들 지역사회 품으로"
  • 구로타임즈 기획취재팀
  • 승인 2011.10.31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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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일부 구청들 지원사업에 팔 걷어붙여...노원구 민관협력 '시선집중'

 흔들리는 우리아이들을 지원해주는 안전망은 주로 교육과학기술부와 여성가족부의 소관 업무였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학교 현장의 학업중단 위기학생 예방정책과 대안교육시설 등의 서비스를, 여성가족부는 학교 밖 청소년들에 대한 자립 및 학업지원 등의 서비스를 맡아왔다.


 하지만 이러한 역할 분담은 지역사회에 흩어져 있는 상담·돌봄·치료의 자원들을 촘촘하게 연계해 위기학생들의 욕구에 부응하는 맞춤형서비스를 제공하는 데는 일정부문 한계를 보여 왔다. 두기관 모두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강조해왔지만 '중심' 없는 아이디어 차원의 연계와 협력은 선언적 구호에 지나지 않았다.


 교육전문가들과 교육복지 활동가들이 입을 모아 "지역차원에서 종합적으로 정보를 제공받고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지원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한 '지역차원'의 인력과 재정력, 행정력, 기획력 등 핵심 요소가 두루 결집돼 있는 곳이 '지방자치단체'라는 점에서 구로구청의 역할론과 책임론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기획연재] 흔들리는 우리 아이들, 지역사회가 함께 키우자  <4>  
① 흔들리는 우리아이들을 만나다
② 통계와 현장이 말하는 우리아이들의 현주소
③ 지원프로그램, 이대로 좋은가
④ 선진사례를 가다    
⑤ 전문가가 말하는 진단과 대안
 


 


 민관협력 역할모델…시대안교육센터
 지자체 역할모델의 시초는 서울시다. 서울시는 지난 2001년 4월 서울시대안교육센터(센터장 황인국, 이하 센터)를 설립해 학교 밖 청소년들의 성장을 돕는 지자체 차원의 교육복지사업모델을 제시했다. 센터는 대안교육현장지원과 도시형대안학교 인큐베이팅사업 등을 통해 현재 18개의 도시형대안학교를 시 전역에 뿌리내리게 했고, 이들 자원을 네트워킹 했다. 현재까지 이들 학교에서 돌봄과 배움을 통해 새로운 자아성취의 기쁨을 누린 청소년 수만 620여명에 달한다.


 전미학 센터 부장은 "센터는 그간 민간운동가들이 시작하고 있는 대안교육사업을 도시형대안학교라는 큰 틀로 묶어 사업을 확장하고 질적 성장을 도모했을 뿐 아니라 학교 밖 청소년을 문제시하던 사회인식을 바꿔 이들의 문제가 곧 우리의 문제라는 사회적공감대를 이끌어냈다"며 "이는 지자체가 해야 할 교육 관련 일이 만만치 않음을 다른 지자체에도 알리면서 후발 도시들의 역할모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과 행정의 '경계'를 넘나들며 위기학생과 청소년들에 대한 통합지원서비스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은 최근 기초자치단체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서울 동북쪽에 자리한 노원구(구청장 김성환)는 위기아동청소년을 위한 지역사회통합지원체계 구축을 위해 민간의 역량과 지자체의 의지가 한데 결집됐다는 점에서 구로구가 주목할 만한 사례로 손꼽힌다.

 민간자원 그물망…노원교육네트워크
 노원구 위기청소년 사업의 시초는 노원나눔의집 나우청소년센터(센터장 김지선)의 아웃리치프로그램이다. 대한 성공회 최초의 나눔의집인 노원나눔의집은 지난 1986년 상계동 달동네 판잣집에 둥지를 튼 이래 가난한 이웃들의 삶을 지원하는 사회운동을 펼쳐왔다. 빈곤문제에 대한 관심과 활동은 자연스레 위기청소년에까지 이어져 이곳 실무자들은 99년부터 거리의 가출배회청소년들을 위한 아웃리치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거리에서 만난 아이들과 오랜 기간 상담을 진행해온 실무자들은 이후 사업을 확대해 그룹홈과 멘토링사업, 맞춤교육활동 등을 펼쳤다. 나우청소년센터는 이러한 활동을 이어가던 중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지원의 필요성에서 만들어진 민간영역의 교육네트워크 구심체다.


 노원구 교육네트워크의 시작은 교육청의 교육복지사업 준비를 위해 지난 2002년에 결성된 '교육복지실무협의회'에서 출발한다. 아웃리치프로그램을 진행해온 실무자들이 일선학교의 지역사회교육전문가로 대거 활동하면서 위기청소년문제는 단위학교나 가정의 문제가 아닌 지역사회공동의 문제로 논의돼 왔다. 이 과정에서 지역아동센터와 학교, 공부방 실무자들이 모여 공동의 교육과정연구와 프로그램지원을 위한 '방과후교실협의회(2004년)'를 결성했고, 이들 기관들이 필요로 하는 정책과 사업을 지역사회에 구현하기 위해 '노원아동청소년네트워크(2004년)'를 꾸렸다. 또한 2006년에는 위기아동청소년의 행동반경이 '마을'이라는 데 착안해 네트워크 자원을 동(상계)·서(중계)·남(월계)·북(공릉,하계) 4개 구역별로 결집시킨 '동별협의회'를 발족시켰다.


 김지선 나우청소년센터장은 "우리아이들을 위한 교육과 돌봄은 통합적으로 이뤄지기 보다는 분산적이고 일방적인 경우가 많다"며 "노원의 교육네트워크는 기관이나 단체 입장의 네트워크가 아니라 아이 중심의 네트워크이며, 네트워크 자원 간의 통합과 연계, 조정이 아주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민관역량 한데 결집…노원 TFT
 민간영역의 촘촘하고 견고한 그물망은 최근 김성환 노원구청장의 강력한 의지와 결합돼 위기청소년 지원을 위한 자치구 차원의 민관협력모델을 탄생시켰다.


 노원구는 지난 2월 전국 최초로 '위기청소년 지원을 위한 특별위원회(TFT)'를 발족시켰다. 나우청소년센터와 노원청소년수련관, 서울시대안교육센터 등 지역안팎의 전문가 7인으로 구성된 TFT는 매월 2~3차례의 회의를 통해 위기청소년 지원을 위한 지역차원의 종합대책을 수립해 나가고 있다. 노원구는 이와 함께 지역 특수성을 반영한 종합대책 수립을 위해 지난 5월 1,800만원의 예산을 들여 '학업중단예방을 위한 종합실태 조사연구용역'에 착수했다. 서울시대안교육센터가 수행하는 이번 용역에는 청소년들의 학업중단 원인과 현황, 욕구 등 전반적인 지역실태가 담기게 된다. 구는 10월말 용역결과가 나오면 이를 근거로 구체적인 실천방안들을 도출할 방침이다.


 탁홍준 노원구청 청소년복지담당자는 "교육당국 중심의 사업은 한계가 있기에 이제는 지역사회에서 적극적으로 개입해 이 문제를 해결해야한다는 것이 김성환 청장의 강력한 의지"라며 "향후 용역결과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지역사회 자원과 청소년 관련 기관의 네트워크를 통합하고 연계해 노원지역 청소년들의 보호와 지원을 위한 종합대책을 수립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크고 작은 행·재정적 뒷받침
 '금천구, 성동구, 관악구'

 노원구처럼 종합대책 수립까지는 아니어도 최근 서울시 기초자치단체가 나서서 위기학생·청소년 지원을 위한 행·재정적 뒷받침을 해준 예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차성수 구청장 취임 후 혁신학교 유치에 발 벗고 나섰던 금천구청은 최근 교육정책의 방향을 교육복지 쪽으로 돌려 금천관내에 (가칭)청소년센터 2개소를 건립한다는 복안을 세우고 있다. 구는 이를 위해 약 10억원의 예산을 내년도 사업예산안에 편성할 예정이다. 한민호 교육담당관 정책보좌관은 "청소년센터 한 곳은 현재 서울시 기관을 유치할 목표로 협의가 진행 중이고, 한 곳은 구 자체 예산을 투입해 건립할 예정"이라며 "센터는 위기청소년을 위한 종합지원센터로서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동구는 학교 밖 청소년들의 자산형성을 돕는 '행복마중통장'사업을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다. 만13~18세 학업중단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이 사업은 학생과 청소년 본인이 월 5~10만원씩 적립하면 1대2로 후원금을 매칭 적립해 3년간 지원해주는 프로젝트다. 현재 학업중단 청소년 8명이 이 통장을 통해 창업비용과 직업훈련비 등의 자금을 모으고 있다. 매칭 적립금은 전액 새마을금고 성동구연합회가 후원한다.


 관악구청은 지난 4월 9,7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청림동 청림경로당 2층 107㎡ 규모의 공간을 리모델링해 청소년상담지원센터를 설치하고, 공개모집을 통해 관악청소년수련회관 운영주체인 (사)온터두레회에 위탁을 맡겼다. 청소년상담지원센터는 상담과 치료서비스 제공은 물론, 지역사회 자원을 연계해 위기청소년사회안전망(CYS-Net)을 구축하는 청소년종합지원서비스기관으로, 여성가족부와 서울시, 자치구 매칭방식으로 운영비가 지원된다. 청소년상담지원센터는 현재 서울시 25개 자치구 가운데 중랑·도봉·노원·은평·서대문·양천·강서·금천구(시립)와 강북·성동·광진·송파·강남·서초·동작·관악·마포·영등포구(구립) 등 18개 자치구에만 설치돼 있다. 현재 구로구는 미설치 자치구 중 하나다.


 황귀일 관악구청 노인청소년과 아동청소년팀장은 "현재 센터를 중심으로 관악구청과 동작교육지원청, 관악경찰서, 보라매병원, 관악구보건소, 신림청소년쉼터, 청소년전문가, 변호사, 학부모대표 등 관련기관 부서장과 전문가로 구성된 CYS-Net 관악구운영협의회를 구성해 기관 간 연계와 협력을 강화해나가고 있다"며 "지역 청소년들을 위해 자원을 한데 엮어야 한다는 기관 관계자들의 관심과 의지가 폭발적이어서 사업 전반이 의욕적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 기획취재팀:  송희정·김경숙·송지현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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