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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가 노년의 성을 아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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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가 노년의 성을 아느냐∼"
  • 구로타임즈
  • 승인 2002.07.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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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죽어도 좋아' //70대 할아버지, 할머니가 공원에서 우연히 만나 동거에 들어간다. 할머니는 옷보따리 하나를 들고 할아버지의 집으로 들어온다. 커다란 고무통에서 함께 목욕하며 어린아이처럼 장난치고, 정사 장면에선 "아유 죽겄네" "어유 좋네" 감탄사가 연발이다.

얼마 전 칸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됐던 박진표 감독의 라는 다큐멘터리 영화의 내용이다. 70대 커플의 성생활을 집중 조명하는 이 영화는 박치규(73세)·이순예(71세)씨의 실제 얘기를 소재로 해 더욱 더 많은 화제를 낳았다.

이들이 알콩달콩 연애하고 정을 나누는 모습은 '노인'이란 이름 아래 인권 사각지대로 내몰려왔던 세대에 대한 새로운 발견으로 '너희가 노년의 성을 아느냐'고 묻고 있다

70대 노인의 사랑이 주요 스토리다. 얼핏보면 진부할지 모른다. 그러나 이 영화는 70대 노인의 열정적인 삶에 대한 예찬이자 현재의 우리에게 결핍된,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방법에 관한 반영이다. 그 새로움은 우리가 모두 아는 것이지만 아는 것을 전혀 다른 입장에서 바라보는 시선의 새로움이다. 그래서 는 새로운 영화이다. 이 영화는 우리가 금기시 여겨왔던 혹은 예측과 방관만 할 뿐인 죽음을 앞둔 노인의 일상에 관한 예측을 여지없이 깨뜨린다. 두 명의 노인은 청춘가를 부르며 남은 생을 열망한다. 그리고 세상의 어떤 연인보다 행복하다. 지금 당장 죽어도 후회가 없다.

성기가 그대로 드러나는 장면 등 에로틱한(?) 부분도 있어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심의에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로서는 8월말 극장개봉을 앞두고 전용극장을 물색중이다. 여기서 한가지 우려가 되는 것은 우연히 배우가 되어버린 두 주인공 박치규(73세)·이순예(71세)씨에게 필요이상의 관심과 호기심이 뒤따르고 있는 것.

영화를 영화로 보지않는 일부 사람들의 짖꿎은 시선과 질문은 두 노인들이 감당하기 힘든 무거운 짐이 되버렸다. 영화사측에서도 영화 의 김을분 할머니와 같은 사태가 일어날까 조심하고 있는 분위기다.

어찌됐던 이 영화는 그간 너무나도 무시됐던 노인들의 삶과 사랑에 대해, 언젠가 다가올 자신의 노년에 대해 진지한 질문을 던진다. 박진표 감독은 TV 다큐멘터리 감독 출신으로 평범함 속에서 특별함을 끌어내는 감독으로 유명하다. 이 영화가 빨리 극장에 걸려 많은 이들이 노년의 성과 사랑에 대해 깊은 성찰을 해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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