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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웃 83] 독거어르신 위한 '우렁 각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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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웃 83] 독거어르신 위한 '우렁 각시들'
  • 공지애 기자
  • 승인 2011.03.14 1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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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2동 빨래봉사단

 방 한 칸, 한 사람 겨우 설 수 있는 주방, 빨래할 공간이나 세탁기가 아예 없는 환경이 열악한 독거어르신댁에 우렁각시가 나타났다. 이들은 빨랫감을 가져와 세탁을 하고 하루 정도 뽀송하게 말려 차곡차곡 개킨 뒤 다음날 어르신댁으로 다시 배달해드린다.


 구로2동 자원봉사캠프는 지난 2009년부터 오류동, 신도림동과 함께 빨래봉사단을 실시해왔다. 방학엔 청소년 봉사자의 참여도 늘어난다.


 이번에 처음 참여한 송준화 군(구로중2)은 "쪽방 같은 곳에서 할머님 혼자 사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온수도 안 나와 불편해 보였다. 앞으로 시간 날 때마다 봉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친구 이준섭 군은 "빨래봉사가 있는 줄은 생각도 못했었다. 외할머니댁이 집에서 5분 거리인데 할머니께도 더 잘해드려야겠다"고 다짐했다.


 경기공대 청정환경과에 재학 중인 최명호 군은 인터넷으로 봉사에 참여했는데, 어르신들을 직접 찾아뵈니 안타까운 마음이 많았다.


 "중학교1학년 때부터 어린이집이나 복지관, 도서관, 장난감나라, 경로당 등을 다니며 다양하게 봉사를 했어요. 고1때부터는 놀토마다 쓰레기 줍기를 했고요. 사실 처음엔 어머니 권유로 시작했는데 중학교2학년 때부터는 스스로 찾아다니며 봉사하고 있어요."


 미림여자정보과학고등학교 1학년 서고은 양은 어린이날 벼룩시장을 열어 바자회를 하고, 아이들에게 솜사탕을 만들어 준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앞으로는 할머니 댁을 방문해 빨래뿐 아니라 말벗도 되어드리고 심부름도 하면서 돌봐드리고 싶단다.


 김인숙 캠프장(52)은 "여름엔 그나마 빨래를 많이 맡기시는데 겨울엔 갈아입을 옷이 별로 없는데다 이불 역시 마찬가지여서 속옷이나 얇은 옷 등의 빨랫감이 전부인 것이 안쓰럽다."고 털어놓는다.


 김인숙 캠프장은 가끔 수혜자로부터 예기치 않은 전화를 받고 출동을 할 때면 아들 서향원 군(중3)을 대동한다. 든든한 협력자이자 믿을만한 봉사자인 셈.


 "요즘은 주부들도 일하는 분들이 많아 봉사자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에요. 그렇게 바쁜 와중에도 항상 봉사에 참여하는 분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늘 시체처럼 누워만 계신 90세 어르신, 귀화하지 못해 정부지원을 받지 못하는 80세 조선족 어르신을 만나고 오면 답답하고 속상한 마음이 많다는 김인숙 씨는 함께 봉사할 지역주민의 따뜻한 손길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봉사 문의 2620-7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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