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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자장면을 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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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자장면을 타고
  • 송지현 기자
  • 승인 2011.02.19 14: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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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월 15일, 점심 손님으로 북적거릴 오후 1시 구로디지털단지역 앞 중국음식점 '이태복 북경'은 직장인 차림 손님을 찾아볼 수 없었다.


 대신 구부정한 허리에 지팡이를 든 동네 어르신들로 북적였다. 이날 이 중국음식점 입구에는 '오늘 어르신 대접으로 12시 40분까지만 손님 받습니다'라는 문구가 큼지막하게 붙어있었다.


 이날은 중국음식점 주인이자 부부인 조은미(37, 구로3동) 씨와 박민수(42) 씨가 개업 15일만에 하루 장사 대목인 점심시간을 반으로 뚝 잘라 동네어르신들에게 맛난 수타 자장면과 탕수육을 대접하는 날이다.


 "그냥 기계면으로 하자고 했는데도, 주방 식구들이 새벽 6시부터 나와 수타면을 뽑았어요. 너무 고맙죠"라며 조은미 사장은 봉사의 공을 주방 식구들에게 돌렸다.


 구로3동 어르신 180여명을 모신 이날 15일 전날인 14일에도 구로2동과 구로4동 어르신 100여명이 이곳에 와서 자장면을 드시고 갔다.


 영등포구에서 중국음식점을 운영하다 사업이 어려워져 음식점을 접었다가 1년반만에 겨우 재기에 나섰다는 이들 부부가 신장개업 보름만에 어르신들에게 자장면을 대접하는 사연이 궁금하다.


 "애들 아빠가 어려서부터 할머니 손에 컸어요. 그래서 어르신들에게 애틋한 마음이 커요. 아직은 힘들지만 넉넉해서 봉사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남편의 마음 씀씀이가 맘에 들어 결혼까지 했다는 부인 조은미 씨는 7살, 2살짜리 두 아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유산도 '나눔'에 있다고 말한다.


 "넉넉하지 않지만 늘 베풀고 나눔을 몸소 실천했던 친정 아빠, 엄마가 자랑스럽죠. 오늘도 아빠가 차량봉사까지 함께 해주셨어요. 우리 아이들도 나중에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겠죠?"


 자장면 봉사에 함께 해준 동네 자원봉사협력단, 여의도순복음교회 연예인선교회원들이 있어 더욱 풍성한 봉사가 됐다며 조은미 씨는 그들에게 환한 미소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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