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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의 손과 발이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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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의 손과 발이 되어"
  • 공지애
  • 승인 2002.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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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열차사무소의 임단규씨





14년째 장애인 외출돕는 자원봉사

목욕, 집안일, 낭독, 시장보기까지





중증장애인들에게 외출이란 그리 호락호락한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동행할 가족이 없거나, 가족들 마저도 장애인이라면 더욱 그렇다. '부름의 전화(701-7411)'에서는 이러한 장애인들의 외출을 돕고 있다.

철도청(구로열차사무소, 구로5동)에 근무하는 임단규(48)씨는 14년째 '부름의 전화'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임씨는 장애인들의 외출 뿐 아니라 목욕이나 이사, 잔손이 많이 가는 집안일 등 일상의 모든 부분을 도와 주고있다. 시각장애인에게 책을 읽어주기도 하고, 시장에 가서 반찬을 사는 일도 이제는 익숙하다. 한번은 높은 지붕에서 수리를 하다 떨어져서 혼이 난적도 했다.

"봉사를 처음 시작하던 때만해도 사람들은 장애인을 쳐다보지도 않았고, 도와줄 생각도 하지 않았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간신히 장애회원을 버스에 태우고 휠체어를 올려야하는데 차가 기다리지 않고 출발해 쩔쩔맨 적도 있어요. 택시 타기도 쉽지 않기는 마찬가지죠. 이동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보니 식사도 제때 못하고 다니기 일쑤였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인식도 변했고, 조금씩 환경이 나아지고 있어 외출하기가 전보다는 수월하다고 임씨는 말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는 30여년 만에 집밖에 처음 나온 장애인의 외출을 도왔을 때다. 외출을 도와줄 가족이 없어서가 아니다. 가족 중에 장애인이 있다는 사실을 남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까닭이었다.

"무엇보다 장애인들에게 이웃이 가장 큰 힘이 됩니다. 장애인들과 한 동네 한 집에 사는 것을 무턱대고 꺼리는 경우가 많은데, 살다보면 그들이 더 순수하고 맑은 걸 알게됩니다."

꼭 시설 등에 가서 봉사하지 않더라도 장애인의 이웃이 되었을 때 그들의 손을 잡아줄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 그의 바램이다.

부인 장영숙(43)씨도 부름의 전화에서 함께 봉사하고 있고, 방학이면 딸 효진(고3), 혜진(고1)도 그들의 봉사를 거들고 있다. 한마디로 봉사로 똘똘 뭉친 가족이다.

homeko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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