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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주인공돼 상상의 나래 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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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주인공돼 상상의 나래 펴다
  • 이기현
  • 승인 2005.12.1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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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탐방3] 경인중학교 코스프레 동아리 DOB
무대에 조명이 켜지고 갑자기 울긋불긋한 옷차림에 독특한 분장을 한 사람들이 무엇인가를 한다. 때로는 패션쇼처럼, 퍼포먼스로, 아니면 연극으로... 무엇을 하는지 모르고 빠져들어가 본다. 한참이 지난 다음에 무릎을 치면서 말한다. “저거 어디 만화에서 본 건데.”

정확하게는 코스튬플레이, 줄여서 코스프레라고 부르는 이것은 만화나 게임, 그 외에도 스타 등을 흉내 내는 것을 말한다. 경인중학교(교장 임건일) 코스프레 동아리인 DOB(Do One Best : 최선을 다하라)는 학교에서 가장 유명한 동아리이다.

정식으로 학교에 등록하고 이름을 붙인 지는 아직 1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미 최소한 3~4년은 충분히 됐다고 한다.

코스프레를 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의상이다. 지난 10월 21일 학교 축제 때 웨딩프린스에서 단 한시간을 공연하기 위해 이들은 몇날며칠을 밤을 새워 준비했다.

밤을 새워서 다음날 수업 시간에 졸지는 않았냐고 묻자 “평소에도 수업시간에 졸기 때문에 똑같다” “이제는 단련돼서 상관없다”는 등 한꺼번에 답변이 쏟아진다.

집에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나중에 애니나 디자인을 공부하고 싶다는 딱 한 학생만 집에서 손바느질을 하는 것이 기특하다는 소리를 듣는다고 한다.

다른 학생들은? 귀가시간이 늦어서 혼나기도 하고 밤을 새우다가 야단맞기도 한다고.

의상을 준비하는 비용은 얼마나 들까. 소품이 많지 않은 캐릭터의 경우에는 5만원 정도면 되지만 복잡한 경우에는 학생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 수준이라고 한다. 간단하게 DOB 회원들은 어느 정도나 쓸까. “한 달 용돈이 다 들어가요.”

캐릭터를 표현하는 방법으로 이들은 무엇을 선호할까. “패션쇼 방식 보다는 직접 연기로 표현을 해야해요.” “연기를 하는 것이 좋은데 시간이 없어서 퍼포먼스로 공연했어요.”

경인중학교 DOB는 학교 축제 말고도 7월에 코믹월드의 애니행사에 참여했었다. 모두 39명인 코스프레 동아리는 블리치팀, 창세기전팀, 수유전팀, 포켓몬스터팀, 창작비스코팀 등 5개 팀으로 나뉘어 적게는 4~5명에서 많게는 10명으로 이루어져 있다. 공식적으로 모이는 때는 매달 두 번째 주 토요일 CA시간이다.

인터뷰가 끝난 후 담당교사인 이두표 선생님은 “1년에 딱 한번 보이는 행사를 위해 애들이 밤새워가며 옷을 만들었다”고 살짝 귀띔한다.

다른 사람이 이해하는 것보다 캐릭터를 흉내 내고 캐릭터를 이해하는 자기만족이 중요하다는 경인중학교 코스프레 동아리 DOB 학생들은 톡톡 튀는 에너지가 그대로 전달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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