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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448] 수궁동 하모니카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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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448] 수궁동 하모니카반
  • 공지애 기자
  • 승인 2016.04.22 1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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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묘한 매력 하모니카에 푹 빠졌어요
매주 월요일, 화요일 오후 1시30분~3시까지 수궁동 주민센터 지하 강의실에서는 하모니카 수업이 열린다. 요란하지도 화려하지도 않지만 잔잔한 하모니카 멜로디가 제법 잘 어우러져 울린다. 아름다운 것들, 청실홍실, 스와니 강 등 유만기(75, 개봉동) 강사가 먼저 하모니카를 불면서 주의할 점과 연주법을 설명하고 나자 회원들이 악보를 보면서 천천히 입술에 하모니카를 가져간다.
 
안효천(69) 수궁동 하모니카반 반장은 인천 간석동에서부터 하모니카를 배우러 온다. "인천에서도 조금 배웠는데 아무래도 주법이나 가르치시는 게 달라요." 강사 유만기 씨가 직접 정리해서 회원들에게 나눠준 노트를 보여줬다. 씽글, 3도, 반3도, 5도 베이스, 3도 베이스, 베이스 핸드카바 등 각 주법에 대해 설명하고 어떻게 불어야하는지 자세히 적혀 있었다. 다른 곳에서는 잘 배울 수 없는 내용들이라고 한다.
 
색소폰과 기타를 오래 배워 거리공연을 할 정도의 실력파인 신훈(73, 궁동) 씨는 하모니카는 이제 6개월차인 초보다. 적십자 봉사회 활동을 30년째 해온 신훈 씨는 하모니카를 배워서 어르신들에게 불어드리고 싶다고 말한다. "이제 굶어서 돌아가시는 어르신은 거의 없어요. 오히려 고독사가 더 많지요. 하모니카는 들고 다니기도 편리하고, 어르신들 찾아가서 말벗을 하며 하모니카를 불어드리면 좋아하실 거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8년째 하모니카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유만기 씨 역시 처음엔 개봉1동 주민센터에서 봉사활동으로 시작했다. 그는 같은 곡이라도 주법을 하나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곡 성격에 맞게 15가지 주법을 도입해 지도한다. "아름다운 소리, 다양한 기법을 구사할 수 있어 언제 어디서나 연주가 가능하다"고 말하는 유만기 씨는 "등산을 가서도, 친구 모임에서도, 노래방에서도 주머니 속에 넣고 다니면서 연주할 수 있는 등 장점이 많은 악기다"라고 강조했다.
 
"하고 싶은 마음은 오래전부터 있었는데 기회가 됐어요. 강사님은 가히 우리나라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물론 여러 가지 주법을 외우는 것이 쉽진 않지만 한 고비 넘기고 나면 괜찮아요. 합주소리도 아름답고, 혼자 있을 때 하모니카 하나만 있으면 심심할 겨를이 없어요." 조병미(52, 온수동) 씨는 자격증까지 따서 봉사활동으로 했으면 하는 바람을 이야기했다.
 
수궁동 하모니카반 회원들은 '때로는 추억이 살아나고, 때로는 외로움을 달래고, 또 때론 희망을 불러일으키는' 오묘한 하모니카의 매력에 푹 빠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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