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적대는 일상 생활에서 잠시 비껴 차분하게 삶의 호흡을 가다듬으며 여유로운 '맛'을 느끼고 싶을 때, 가볼만 한 곳이 있다. 바로 페퍼밀(PEPPERMILL) 마을이다.
이름 때문에 잠깐 '교외에 있는 카페인가'라는 생각이 들지 모르지만, 사실 우리 지역에 있는 곳. 오가는 마을버스들이 엉키고 들쭉날쭉한 상가건물로 허름해보이는 개봉역 북부광장의 맞은편 왼쪽 대각선 방향으로 멀찌감치 유유자적하게 자리잡고 있다.
800평 규모의 부지에 철재와 통유리, 콘크리트, 원목 등으로 조화를 이룬 2층 규모의 건축물 두 개동은 현대적이면서 세련된 감각을 갖추고 있어, 사방이 탁 트인 페퍼밀마을의 '광장'에 발을 딛는 순간부터 잠시 도심을 벗어난 듯한 자유로움과 시각적인 즐거움까지 만끽할수 있다.
낮도 낮이지만, 어둠이 짙게 깔리는 밤이 되면 통유리로 된 벽면을 통해 밖으로 쏟아지는 실내 노란 불빛들은 별빛 속에서 빛나는 성처럼 아름답기 그지없다.
올해로 개점 7년이 되었지만 경인로 안쪽에 있다보니 아는 사람만 아는 우리 지역의 명소로, 각기 다른 고유의 맛을 가진 3개점이 이웃사촌처럼 자리잡고 있다는 점에서도 특이 하다. 베트남 음식 전문점인 호아센 페퍼밀 개봉점(1층)이 있고, 직접 로스팅한 커피를 맛볼 수 있는 페퍼밀 카페(2층)도 있다. 또 옆 건물에는 놀부 항아리 갈비 개봉점(1층)이 자리잡고 있다.
이중 호아센 페퍼밀 개봉점은 웰빙형 이색음식을 찾는 이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곳. (주)페퍼밀 관계자는 "베트남요리가 국내에 알려진지 얼마되지 않은 오픈 초창기만해도 젊은 여성층이 주류를 이루었지만, 지금은 어린아이에서부터 70,80대 어르신까지 폭넓은 연령대의 가족단위는 물론 인근 학교나 단체 모임으로까지 고객층의 폭이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이면에는 어르신이나 어린아이들을 동반한 가족들이 보다 편안하고 여유있게 식사를 할수 있도록 한 마루형 좌식테이블 공간이나 40여대 주차가 가능한 앞마당처럼 널찍한 공간이 마련돼 있는 것도 한 몫 톡톡히 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고객들로부터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메뉴는 양지 차돌 쌀국수를 비롯 월남쌈, 스프링롤, 치킨 팟 타이 등.
이중 대표적 메뉴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양지차돌쌀국수의 경우는 소고기의 양지와 차돌배기로 오래동안 끓여서 맑게 우려낸 육수 특유의 깔끔한 감칠맛에다 특히 베트남 쌀국수 특유의 향신료가 크게 느껴지지 않아서 좋다. 여기다 접시에 소북이 담아 내놓은 숙주나물을 뜨끈뜨끈한 고기육수에 넣어 얇게 썬 고기나 쌀국수와 함께 먹으면 그 아삭거리는 맛과 더욱 깔끔해진 국물 맛이 수저를 놓지 못하게 한다.
음식의 맛은 신선한 식자재뿐 아니라 고객 마음까지 짚어내는 '혼'을 실은 서비스, 편안하고 여유있는 쉼터 같은 공간과 분위기 등 많은 것이 조화를 이룰 때 그 음식점만의 차별화된 맛을 내기 마련.
페퍼밀은 여기에다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를 갖추고 있어서 인상적이었다. 페퍼밀을 오픈과정 등 보다 깊이있게 진행된 다소 긴 인터뷰 속에서 경영자에게 느낄수 있던 경영관의 하나는 '우리 지역에도'라는 지역 애정이었다.
오픈당시 강남이나 신촌대학가가 아니라는 이유로 체인점개설을 해주지 않으려던 프랜차이즈 본사를 설득하고, 문화적 공간으로의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향후 주변여건과 기회가 되면 문화와 맛이 결합된 문화복합공간으로의 꿈을 갖고 있는 것도 비즈니스 이전에 오래도록 살아온 바로 이 '지역'과 '이웃'에 대한 애정에서 비롯된 것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더 깊은 맛을 느낄수 있었다.
■ 주요메뉴
·양지차돌 쌀국수 (중) 8500원
(대)9500원
·칠리소스 볶음면 10500원
·심플세트 (2인) 35000원
(월남쌈/쌀국수)
·치킨 팟 타이 10000원
·씨푸드 팟 타이 10500원
· 베트남식 닭고기 볶음밥 9500원
<에피타이저>
·에그롤 3800원
·스프링롤 4000원
■ 좌 석 : 88석
■ 영업시간 : 오전11~ 오후10시
■ 위 치 : 개봉역 북부광장 맞은편
■ 예약문의 : (02) 2618- 5878
